11위 경제대국 러 제재, 세계 경제 불안으로 이어져
“세계 중앙은행들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 예상”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면적인 금융 제재, 치솟는 원자재 가격,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가능성은 코로나19로 약화된 세계 경제를 휘청이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가오는 이달 회의에서 최근까지의 통화 완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는 새로운 경제적 위험을 반영해 모두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ECB는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를, 연준은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의회 관계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에 미치는 단기적은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음주 회의에서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 금리는 올리겠다면서도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적 견해와는 거리를 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 결정을 내릴 때 민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는 ECB 목표 2%의 거의 3배지만 ECB가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자 유럽이 에너지를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에 광범위한 경제 제재가 가해지며 세계 경제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특별 보좌관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스마트는 글로벌 기업의 불확실성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분쟁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경기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로존의 경제 성장을 2%포인트 감소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러시아 기업에 대한 서방의 제재, 자발적인 관계 단절, 러시아의 심각한 경기 침체가 유로존의 러시아 수출을 급격히 감소시킬 전망이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담을 가해 유럽의 수출 중심 제조 회사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에도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물가 상승에 더욱 압박이 가해지며 성장과 소비자 지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또 이집트와 같은 대규모 신흥 시장 경제는 러시아산 밀과 해바라기유 등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식량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고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중동연구소는 전했다.
경제학자들은 러시아 경제가 최대 10%까지 위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경제적 고립 상태에 내몰리면 초기 충격에 이어 장기간의 저성장 또는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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