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17일(현지시간) 약세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주말에 접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주간 기준 5주 연속 하락 마감이 예상된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오후 3시 32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4.08% 내린 4만6364.52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의 최근 24시간 고점은 4만8364.86달러, 저점은 4만5618.22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1월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약 6만9000달러) 대비 30% 넘게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올해 전체적으로는 아직 약 60% 올랐다.
비트코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연말 랠리 기대감은 거의 사라진 모습이다. 코인데스크 분석가 다마니크 단테스는 주간 차트에서의 상방향 모멘텀 상실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현재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으며 바이어들이 현재의 지지선을 방어하지 못한다고 가정할 경우 비트코인은 20% 추가 하락에 취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회사 에코넥스의 세일스 및 트레이딩 헤드 매트 블럼은 “4만9200달러에 자리잡은 매도의 벽이 보다 높은 수준으로의 상승 그리고 시장이 다시 믿음을 갖게 하려는 모든 시도를 잠잠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10만달러 돌파 희망과 꿈은 깨졌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최근 약세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긴축 움직임과 결부시켜 해석한다. 연준이 지난 15일 테이퍼링(채권 매입 부양책 축소) 가속화를 결정하면서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이 시장의 약세 분위기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증시 기술주 등 다른 위험 자산들과 더불어 글로벌 통화공급 확대의 혜택을 누려왔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상승 시대 디지털 금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도 최근 비트코인 약세장 요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공급이 엄격히 제한돼 있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선전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거의 40년래 가장 심각한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음에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분야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진행해온 크리스티안 카탈리니 MIT 교수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데이터들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가설을 반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탈리니는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지 10년 조금 넘었기 때문에 아직은 그런 판단을 내리는 것이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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