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1호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인 두나무가 지난달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와 메타버스 베타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신사업에 진출했다.
두나무는 내년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를 위한 차별화 포인트들은 초기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지난달 23일 업비트 NFT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다. 업비트 NFT에서 진행한 첫 경매에 올라온 유명 아티스트 장콸 작가의 ‘미라지 캣3′(Mirage cat 3)는 3.5비트코인에 낙찰된 바 있다.
당시 시세 약 2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현재 마켓플레이스에서는 두나무 측이 선별한 작품들만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 NFT의 차별점은 오픈마켓 형태의 글로벌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와 달리 큐레이션 마켓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또 거래 통화 역시 이더리움이 아닌 비트코인과 원화로 하고 있다. 오픈씨나 라리블 등 유명 NFT 마켓플레이스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거래를 지원한다.
큐레이션 마켓과 비트코인만 결제 가능하다는 점이 업비트 NFT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오픈씨는 오픈마켓 형태로 누구나 NFT를 올리고 거래할 수 있지만 업비트 NFT는 큐레이션 마켓으로 거래지원 검토 과정을 통과한 NFT만 거래되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이를 위해 NFT를 전담 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또 이더리움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업비트 NFT를 구매 후 오픈씨나 라리블 등에 NFT를 전송할 수도 없다.
물론 오픈마켓 형태가 플랫폼과 NFT 자체의 규모를 확장하는 데 유용하지만 누구나 올리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작권이나 퀄리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두나무에서는 업비트 NFT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찬가지로 두나무 측은 NFT 결제 수단으로 원화와 비트코인 외에는 추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을 통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임지훈 최고전략책임이사(CSO)는 “단기적으로는 다른 토큰(또는 코인)을 지원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며 “추가하는 건 어려운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한 상황이 되면 고려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물론 국내 거래소에서 작품을 선별해 NFT 거래를 지원한 건 업비트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5월 코빗이 거래소 중 가장 발 빠르게 NFT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하고 스튜디오 드래곤 등과 함께 NFT를 출시하기도 했다.
코빗은 자체적으로 기획한 NFT 외에도 라리블 NFT를 연동해 더욱 다양한 NFT를 거래를 지원했다.
다만 NFT는 커뮤니티의 결집력과 소속감으로도 성장하는 시장이다.
게임과 NFT가 짝꿍처럼 붙어 다니는 점도 이런 부분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이라는 하나의 커뮤니티가 번영하면 해당 게임 속 NFT들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가치가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업비트에서는 아직 수집 형태의 NFT만 거래되고 있다. 수집형태의 NFT더라도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NFT 가치 역시 동반상승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확장성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에 두나무는 지난달 30일 신규 론칭한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2ndblock)과의 연동을 통해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발생시켜 NFT와 메타버스 사업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세컨블록은 화상기능을 탑재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간담회에서 임 CSO는 “내년도에 NFT와 메타버스 사업 모두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면서 “메타버스는 NFT와 연계해서 커뮤니티화를 만드는 것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업비트 NFT에서 거래한 NFT를 세컨블록 공간에서 전시하거나 관심사가 같은 고객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교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임 CSO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도구나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닌 사람들이 지속해서 서로 교류하는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내 경제를 형성하는 사업으로서 세컨블록을 발전시켜나가며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심 차게 발표한 신사업들이지만 다른 NFT마켓이나 메타버스와는 큰 차별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 후 가장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 ‘코빗타운’을 발표한 코빗도 추후 NFT와 메타버스의 연동을 통한 사업확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두나무는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만족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임 CSO는 “NFT나 메타버스 모두 기능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많은 회사와 동일하게 보이겠지만 저희가 여태 해왔던 것처럼 시장에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잘 만족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 퀄리티를 보여줄 예정”이라며 “그에 상응하는 투명하고 안정적인 운영 통해서 차별화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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