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류병화 기자 = 외환당국(한국은행·기재부)은 국민연금공단과 100억달러 한도내에서 통화 스와프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외환당국과의 통화 스와프 거래를 통해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통화 스와프는 일정 기간 서로 다른 두 통화를 맞교환 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한국은행에 원화를 제공하는 대신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공급받아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려오면서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현물로 사 들이면서 대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해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 해 300억 달러 가량의 환전 수요가 발생한다. 국민연금이 한은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이를 조달할 수 있게 되면 환전 수요를 줄여 원화 약세를 줄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환전 거래는 일평균 현물환 거래 비중의 1%로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 100억 달러 중 1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한은은 “국민연금은 이번 통화 스와프 체결로 거래 상대방 위험 없이 해외투자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가 완화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거래를 통해 외환보유액이 계약기간 동안 줄지만, 만기시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8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 달러로 전달(4386억1000만 달러) 대비 21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883억 달러 가운데 국민연금에서 나간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300억 달러 정도로 적은 규모가 아니다”며 “외환보유액 감소로 단기외채 비율이 줄고는 있지만, 2분기 단기채권이 6500억 달러로 단기채무 1800억 달러 보다 높은 상황이라 국가 신인도 면에서도 우려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건별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로, 롤오버(만기 연장)는 실시하지 않는다. 올해 말까지 1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실시하며, 조기청산 권한은 외환당국이나 국민연금 양측 모두 보유하지 않는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계약서 체결 등 남은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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