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 4일 연속 하락… 옵션 98K 맥스 페인, 급반등 가능성도
ETF 자금 유출 10억 달러, 투자자들 신중 모드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4일 연속 하락하며 8만4000 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8월 이후 최대 하락폭으로, 투자자들은 7만 달러 방어를 위한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 데이터에 따르면 오는 28일 만기 예정인 7만 달러 풋옵션의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은 전체 계약 중 두 번째로 많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7만 달러 하락에 대비한 보험에 집중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금요일 옵션만기 규모는 49억 달러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이후 20% 가까이 하락한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공격적인 대외 정책 △고물가 우려 △바이비트(Bybit) 거래소 해킹 사건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비트코인 ETF에서도 6일간 총 21억 달러가 유출됐다. 특히 △피델리티(Fidelity)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ETF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해킹·ETF 자금 유출로 시장 불안 가중
크리스 뉴하우스(컴버랜드 랩스의 리서치 디렉터)는 “관세 정책이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바이비트 해킹 사건이 비트코인 가격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수요일 하루 동안 롱·숏 포지션 청산이 급증해 4시간 만에 4억25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정리됐다. 지난 3일간 강세 포지션만 20억 달러 이상이 청산되며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보한 장(아브라 OTC 옵션 거래 책임자)은 “이번 하락은 현물 매도와 선물 거래의 해제(basis unwind)로 인해 발생했다”며 “대부분의 자금이 ETF 현물 유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속 관망세 지속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주요 암호화폐도 각각 7%에서 10%가량 하락했다. 특히 이더리움은 바이비트 해킹 여파로 변동성이 커졌고, 솔라나는 밈코인 열풍이 사그라들며 최근 상승분을 반납했다.
라비 도시(팔콘엑스 마켓 공동 책임자)는 “암호화폐 시장이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옵션시장 움직임…대부분 손실
비트코인은 2025년 들어 장기간 다지기를 겪으며 데리빗 변동성 지수(DVOL)가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최근 9만 달러 아래로 급락하면서 DVOL은 한때 52까지 급등한 뒤 50 이하로 다시 하락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데리빗 데이터에 따르면, 만기가 도래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옵션 계약 중 78%(39억 달러)가 행사 가격에 도달하지 못한 ‘외가격(OTM, Out-of-the-Money)’ 상태다. 이는 해당 옵션이 무가치하게 소멸됨을 의미한다.
특히 콜 옵션(매수 옵션)은 거의 100%가 OTM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며칠간 크게 하락하면서 강세 베팅을 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미실현 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22%(11억 달러)의 계약은 ‘내가격(ITM, In-the-Money)’ 상태며, 대부분이 풋 옵션(매도 옵션)이다. 이는 풋 옵션의 행사가격이 현재 시장가보다 높은 상태로, 가치가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 시장이 가장 큰 손실을 보는 ‘맥스 페인(Max Pain)’ 가격은 9만 8천 달러로 현재 비트코인 가격보다 1만4000 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맥스 페인은 옵션 매도자(주로 기관 투자자)가 최대 이익을 실현하고, 옵션 매수자들이 가장 큰 손실을 입는 가격대를 의미한다.
비트코인 급반등 가능성? … ‘맥스 페인’ 이론 주목
트레이딩 플랫폼 파워트레이드는 “2월 28일 옵션 만기를 앞두고 맥스 페인이 9만 8천 달러에 형성돼 있다”며 “이 지점에 대규모 미결제 약정이 집중돼 있어, 시장 조작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옵션 매도자들은 시장을 맥스 페인 가격대에 가깝게 유지하려는 동기가 있을 수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해당 수준으로 끌어올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는 “맥스 페인 이론이 실제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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