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현재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외부 자본보다 기존 투자자들 간 거래에 의존하면서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자금 유입이 부족하면 시장이 정체되거나 축소될 위험이 큽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전통 금융과 연계된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에 도입해야 합니다. 실물자산이 온체인화되면 전통 금융의 유동성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와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덴버에서 열린 이드덴버 현장에서 <블록미디어>와 만난 크리스 인(Chris Yin) 플룸(Plume) 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는 실물자산 온체인화 즉, RWA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플룸 네트워크는 실물 자산을 온체인화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은 비트코인(BTC)에서 이더리움(ETH), 이더리움에서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내부 순환 구조를 가지며 확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많은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플랫폼이 자체 토큰을 활용해 높은 이자를 제공하지만 이는 인위적인 방식이라 신규 투자자 유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토큰 자체에 본질적인 가치가 없는 상황에서 이자로 지급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실제 디지털자산 시장은 지난 2021년 강세장에서 디파이와 대체불가능토큰(NFT)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디파이는 탈중앙화를 통한 대출, 예치, 유동성 공급을 통해 주목받앗다. 그러나 이후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하락했다. 2021년 말 기준 2000억달러를 넘었던 디파이 시장의 총예치금액(TVL)은 이후 절반 이상 감소했다.
크리스 CEO는 “디파이의 수익 구조가 전통 금융처럼 실제 경제 활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체 발행한 토큰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방식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시장 하락과 함께 토큰 가격이 급락하고 보상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디파이의 경제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CEO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전통 금융 자본의 유입이 필요하다며, 그 해결책으로 실물연계자산(RWA)을 제시했다. 플룸은 국채와 회사채 등 실물 자산을 온체인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기존 디파이가 인위적인 유동성 보상(Inflationary Reward)에 의존했다면, 플룸의 모델은 전통 금융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 배당금, 대출 이자 등 실제 경제적 가치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물 자산 기반 금융 상품은 전통 금융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모델이므로, 디지털자산 시장으로의 자본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시장의 자본 효율성이 높아지고, 온체인에서 보다 다양한 금융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룸은 이러한 금융 활동을 확장하기 위해 자산 자체가 아닌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yield)만을 다른 블록체인으로 전송하는 스카이링크(SkyLink) 기술을 개발했다. 크리스 CEO는 “체인 간 자산 이동 없이 이자 수익만 전달되므로 자산을 보다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브릿지 해킹과 같은 보안 위험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플룸이 다른 RWA 프로젝트들과 달리 개인 투자자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장을 성장시킨 후 기관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RWA 프로젝트들이 대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지만, 엄격한 규제와 보수적 성향으로 인해 빠른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크리스 CEO는 “1800만개 이상의 지갑, 100만명의 X(옛 트위터) 팔로워, 약 2억8000만건의 트랜잭션이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한다”며 “시장 내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면 기관들이 보다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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