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2024년은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기념비적인 해였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범죄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코인데스크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주소로 유입된 암호화폐 규모는 약 4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2024년 불법 암호화폐 거래 규모, 513억달러 넘길 수도
보고서에 따르면, 400억달러라는 수치는 초기 추정치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 범죄 기록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의 최종 수치는 461억달러였으며, 2024년은 모든 불법 거래가 집계되면 최대 513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수치는 마약 밀매나 돈세탁과 같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범죄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암호화폐 관련 범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주요 불법 활동으로는 스캠(사기), 악성코드, 금융 사기, 다크넷 활동 등이 포함됐다.
비트코인 대신 스테이블코인이 불법 거래의 중심으로 이동
2024년 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기관 투자자의 거래량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전체 암호화폐 거래량 대비 불법 거래 비율은 줄어들었다. 2023년 0.61%였던 불법 거래 비율은 2024년 0.14%로 낮아졌다.
하지만 불법 자금의 흐름 방식에는 큰 변화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불법 거래의 70%가 비트코인으로 진행됐으나, 2024년에는 스테이블코인이 63%를 차지하며 주요 결제 수단이 됐다. 반면, 비트코인의 비율은 20%로 낮아졌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가격 변동성이 낮고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범죄 조직이 선호하는 수단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크넷 시장에서는 프라이버시 코인인 모네로(XMR)가 여전히 자주 사용되며, 알트코인은 전체 불법 거래의 10%를 차지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불법 거래 규모 통계에 이더리움 수치가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4년 2월 발생한 15억달러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 사건 때문으로, 해당 사건은 암호화폐 역사상 단일 최대 도난 사건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