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빗썸, 바이낸스 등. 세계의 거래소들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앞 다퉈 DEX(Decentralized Exchange)를 선보이고 있다. 중앙화된 거래소를 유저 중심의 세계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중앙화된 거래소가 DEX를 만드는 것이 탈중앙화와는 이미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을 한다. 중앙화로 인해 블록체인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자 진정한 블록체인 세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거래소를 만드는 이들이 나타났다. 거래소계의 비트코인을 꿈꾼다는 ‘레지스탕스’가 그들이다. 블록미디어는 17일 이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레지스탕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두 가지 이유
이들은 레지스탕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로 믿을만한 중개자(Middle man)가 없다는 것과 복잡한 진입장벽을 해체하기 위함을 꼽았다(미들맨이 없다는 소리는 기자가 듣기에 투자자들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어야 하는 거래소들이 이를 이용해 가격펌핑과 가두리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미들맨이 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직접 거래하는 DEX 방식을 선택했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현 거래소들의 복잡한 시스템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블록체인 산업의 문제점으로 거래소의 복잡함으로 인해 신규 자본이 들어오고 있지 못한 점을 꼽았다. 이에 이들은 간편한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많은 자금이 블록체인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 전했다. 버튼 하나로 채굴이 가능하고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 이들이 만들려는 거래소의 모습이다.
▶ 익명성이 최대 강점
레지스탕스는 익명성이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이라 소개했다. 레지스탕스의 안토니 캄세(Anthony Khamsei) CEO는 “완전한 프라이버시 거래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다”면서 “자신이 가진 것을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레지스탕스를 이용하면 IP주소나 거래 내역도 볼 수 없다. 완전히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자신했다.
▶ 비트코인과 비슷… 완전한 탈중앙화를 위하여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개발자는 완전히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그가 만든 것이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코인이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코인이다. 기축통화처럼 관리하는 사람도 없으며 할 수도 없다. 이들도 비트코인처럼 완전한 탈중앙화된 모델을 꿈꾼다. 누구든 블록체인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거래소를 말이다. 안토니는 “우리는 거래소를 만들고 사람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인터넷 세계에 올려놓는 것일 뿐”이라 말했다.
▶ 채굴하며 공익에 기여하는 1석 2조의 시스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몇 가지의 보상 방식을 택한다. PoW(Proof of Work)와 PoS(Proof of Stake)가 그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토큰으로 보상을 제공하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하게 된다. 그런데 레지스탕스는 자신들의 보상 방식으로 Proof of Research(PoR)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PoR은 무엇일까. 앞서 말한 것처럼 버튼 하나로 일반 컴퓨터에서 채굴이 가능하다. 그런데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 채굴에 참여한 사람이 레지스탕스와 연결된 기관에 리서치 소스를 제공하고 보상으로 레지스탕스 코인이 받는다. 채굴을 시작하면 이에 컴퓨팅 파워를 분산해 일부는 채굴에 이용하고 나머지는 이 기관이 제공하는 방식이다. 레지스탕스는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관 선정에 대해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안토니 대표는 이 방식에 대해 “많은 비영리기관들이 리소스 부족에 시달린다. 우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에게 리소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래에는 비영리가관 중 신뢰할 만한 곳들과 다양한 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렇게 채굴된 레지스탕스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에 사용된다. 코인 간에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인데 거래 사이에 자동적으로 레지스탕스 코인으로 교환돼 원하는 코인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비트코인 보유자가 이더리움을 구매한다면 비트코인->레지스탕스->이더리움의 순서로 거래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익명의 거래가 가능하다. 물론 이용자는 이를 알아챌 수 없다.
▶ 우려의 시선들
레지스탕스의 이러한 장점에도 그래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익명성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세계는 암호화폐에 대한 우려의 시선으로 가장 먼저 불법자금의 유통을 꼽는다. 익명성으로 인해 불법 무기구입, 테러자금, 자금세탁 등에 암호화폐가 활용된다는 이야기다. 지난 G20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해 ‘자금세탁이나 불법자금 등의 유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자금세탁방지기구에 국제 표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안토니 CEO는 “우리는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인터넷을 생각해보라. 인터넷도 분명 나쁜 부분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지스탕스를 나쁘게 이용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정부가 인프라를 만들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 앞으로의 행보
레지스탕스의 기술 개발은 이미 끝났다. 다른 ICO 프로젝트들이 모금을 받아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는 달리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를 받았다. 그래서 투자비용은 모두 마케팅 비용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테스트를 마치고 연내 서비스를 상용화 할 계획이며 빠른 시일 내에 한국어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