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미국 정치권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테더는 2024년 13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다양한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 기존 암호화폐 영역을 넘어서는 확장을 시도 중이다.
테더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최근 엘살바도르에서 열린 ‘플랜 B 포럼(Plan B Forum)’에서 “우리는 이제 기득권층의 포용을 받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테더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테더는 유보금만 7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테더는 이 돈으로 일단 ‘정치권의 환심’ 을 샀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연결, 테더의 전략적 투자 확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친(親) 암호화폐 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테더의 입지도 크게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과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테더는 지난해 12월 루트닉과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가 지분을 보유한 우파 성향 소셜미디어 기업 럼블(Rumble)에 7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투자 건은 테더가 단순한 암호화폐 기업을 넘어 정치권과 깊숙이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루트닉의 아들 브랜든 루트닉이 테더와 럼블 간 연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럼프의 AI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인 삭스는 투자 직전 럼블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테더는 현재 7억 달러(약 9300억 원) 이상의 초과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더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암호화폐 생태계를 넘어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기업에서 투자기업으로…사우디 국부펀드 모델
테더는 기존 블록체인 관련 투자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독일 암호화폐 기술 기업 노던 데이터(Northern Data) ▲인공지능 및 뇌 임플란트 기업 블랙록 뉴로테크(Blackrock Neurotech) ▲남미 농업회사 아데코아그로(Adecoagro)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디어(Bitdeer)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테더의 투자 전략을 ‘석유 수익을 재투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와 유사한 모델’을 따른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채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향후 감소할 가능성을 고려해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테더의 빠른 확장과 전통 금융기관과의 연계는 금융시장에 새로운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넬대 무역정책 교수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는 “테더의 확장 전략은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테더는 기존 암호화폐 기업의 역할을 넘어 거대 투자기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정치·경제적 영향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가 금융 시스템과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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