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IMF 수석 경제학자가 세계 규제당국들이 리브라에 심각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동시에 위험성도 있지만 긍정적 면도 크다고 인정하고 나섰다. 고니파스의 이같은 발언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리브라 청문회 진행중에 나왔다.
IMF의 수석 경제학자인 지타 고피나스(Gita Gopinath)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 개발 초기 단계에서, 세계 규제 커뮤니티는 여기에 심각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금융당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너무 늦지 않도록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피나스는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2018년 10월 IMF의 첫 여성 수석경제학자로 임명됐다.
◆ 리브라 ‘금융 포용도 높이는데 도움 된다’..위험성도 대비해야
그녀는 “리브라는 금융 포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갖고 있다”면서 “IMF는 금융의 영역이 확장되는 데 호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디지털 통화도 이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라를 반대하는 미국 의회의 입장과는 사뭇 대비되는 발언이다. 이 날 열린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위원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쏟아냈다. 특히 데이터 보안, 소비자 보호, 돈세탁에 대한 위험성 등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IMF는 지난 15일 ‘디지털 머니의 성장(The rise of Digital Money)’이라는 핀테크 보고서를 통해 “알리 페이, 리브라, 팍소스(Paxos), 엠페사(M-Pesa) 등 많은 디지털 통화들이 소비자들과 규제 당국의 주목을 끌고 있다”면서 “은행 모델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를 규제하고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를 제공하는 등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피나스는 그러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잠재적 돈세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각국 규제당국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리브라 프로젝트에 위법 성격의 미국 달러화가 기존 달러화로 대체되는 현상인 백도어 달러화와 데이터 보안, 소비자 보호에 대한 리스크도 있다”고 진단했다.
◆ 발빠르게 리브라 검토하는 각국 규제당국..한국은 ‘부정적’
몇몇 세계 규제당국은 이미 리브라 프로젝트에 맞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최근 ‘리브라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는 민간 암호화폐는 인정할 수 없다며 디지털 루피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응해 자체적인 디지털 통화 개발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최근 “리브라 프로젝트의 잠재적 단점이 있지만 페이스북과 리브라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들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통해 리브라의 단점을 부각했다. 금융위는 보고서를 통해 리브라가 기존 금융 안정성을 저해시키고 금융위기 심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정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리는 뱅크런이 발생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리브라가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될 수 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