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김진호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전격 ‘사의’를 표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여당 후보로 유력한 상황에서 곧 물러날 것이란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일단 기자들의 이날 관련질의에 “국회의원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까지 재확인했다.
최 위원장은 18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당 폭의 내각 개편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인사권자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미에서 사의를 전달했다”면서 “역대 금융위원장 가운데 임기 3년을 채운 사람도 없고, 되고 싶지도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이었을 때 호흡이 잘 맞았는데 청와대로 가면서 그렇게 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새로운 정책 파트너끼리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본인이 물러나는 게 적절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청와대는 최대 9곳의 장관 및 장관급 자리를 새 얼굴로 교체하는 작업을 현재 진행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큰 폭의 개각으로,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규모 인적 쇄신 차원의 개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각을 이달 내 예정돼 있었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로 내달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7.18 leehs@newspim.com |
최 위원장도 이번 개각의 대상에 포함돼 있다. 지난 임기 2년 동안 긍정적인 업무평가를 받으면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여권 후보로 그의 고향인 강릉으로 출마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혁신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한국GM 등 굵직한 구조조정도 일정부분 마무리했고, 청와대 차원에서도 최 위원장이 총선에 필요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이날 사의 의사를 전하면서 “출마 계획이 없다는데 입장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5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직을 이만큼 했으면 됐지 과분하게 오래하고 중요한 직책을 했는데 지금 와서 또 다른 공직을 노린다는 건 저한테 맞지도 않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복합적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 맞지 않는다는 거 스스로 너무 잘 안다”고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최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금융위 내부에서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 포함될 것으로는 예상은 많았는데, (본인이) 직접 사의 표명을 할 줄은 몰랐다”면서 “다른 개각 후보 대상자들도 사의 의사 표명에 나설 수도 있겠다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