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페이스북 리브라 발표 이후 디지털 화폐를 두고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리브라 청문회를 계기로 업계는 미국 내에서 리브라를 비롯한 디지털 통화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 되면서 관련 기업들과의 전략 협상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디지털 통화 시장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고, 미국이 그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인민은행의 왕신 총재는 리브라가 출시되면 중국내 결제시스템을 위협하고 금융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중앙집중식 자체 암호화폐(CBDC) 발행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핀테크 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이렇게 쌓은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활용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측이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다른 이들이 할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는데, 이는 중국을 자극해 관련 기술 개발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외 프로젝트 관계자도 “주요국들은 이런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 지원을 고려할 것이고, 특히 디지털 화폐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요국, 리브라 견제 행보…日, 제도·인프라에 속도
다른 주요국에서도 리브라가 불 지핀 ‘디지털 화폐’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표 대표는 “자국 경제권이 큰 국가들이 ‘자국판’ 리브라를 만들 가능성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각국마다 충분히 큰 대기업이 있고 이들을 규합해 자국이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리브라가 금융과 통화 정책 등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실무 그룹을 구성했다. 일본은 리브라가 자국의 금융 규제, 세금 납부, 금융 거래, 통화 정책 등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출범시켰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금융청(FSA)이 직접 암호화폐 결제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국제은행 간 통신표준코드 스위프트(SWIFT)처럼 암호화폐 결제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승인을 받았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일본 거래소협회는 규제당국에 암호화폐 관련 세금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3일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일본 암호화폐거래소협회(JVCEA)는 금융청에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분리과세 적용, 소규모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비과세 적용 등을 요구하는 세제 개정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러한 일본 행보에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일본은 이미 암호화폐 관련 법을 제정했고, 대형 상업은행들이 엔화에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을 만들고 있다”며 “FATF 승인을 얻어 크립토 결제망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리브라가 자국 경제권에 진입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리브라 견제 발언과 함께 독일의 경우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 연합이 리브라에 대응할 디지털 통화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CBDC 형태의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주목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다만 페이스북이나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견줄만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이 없는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미국 편에 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비트코인 제국주의>의 저자 한중섭 작가는 “유럽이나 일본은 사실상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에 줄 서야 할 수도 있다”며 “아마 리브라 리저브 통화 바스켓 내 자국 통화 비중, 자국 경제 및 금융에 어떤 이점을 주는지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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