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설립 1년 만에 사용자 500만명 확보.. 글로벌 10대 거래소로 성장
– “거래소의 본질은 좋은 프로젝트 발굴해 투자 기회 제공하는 것”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거래소의 본질은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해 고객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콩 암호화폐 거래소 쿠코인(Kucoin)의 매니징 디렉터 래리 허(Larry Hee)는 회사 설립 1년 만에 글로벌 상위 10대 거래소로 성장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거래만 가능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경쟁력이 없다”며 “우리는 최고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가치 있는 자산을 누구보다 먼저 고객에게 알리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쿠코인은 2017년 9월 홍콩에서 설립된 이후 시가총액은 적지만 우량한 프로젝트를 상장시켜 지원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사용자들을 끌어모았다. 메타디움이나 쿼크체인, 아르고 등이 쿠코인을 통해 처음 상장한 프로젝트다. 쿠코인은 이 밖에도 자체 토큰인 쿠코인쉐어(KCS)를 발행, 보유자에게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배당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쿠코인은 현재 30여 개 국가에서 500만 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거래량은 3억2000만달러에 월별 순 방문자는 세계 5위로 성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벤처캐피탈 IDG 캐피탈과 매트릭스 파트너스로부터 2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래리 허 디렉터는 “쿠코인의 비전은 모두가 거래하는 암호화폐 플랫폼이다”며 “이를 위해 누구라도 사용하기 쉬운 거래환경,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 자산을 불려주는 금융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래리 허 쿠코인 매니징 디렉터를 만나 쿠코인의 비전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대학교를 졸업 한 뒤 중국 IBM에서 5년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다 우버와 중국 디디에서 근무를 한 뒤 쿠코인으로 옮겼다. 나는 원래 스타트업 분야에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처음 비트코인을 접했을 때는 나도 사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계속 연구를 하고 전통 미디어들이 관련 소식을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암호화폐가 큰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또 쿠코인의 창업자가 내 친구였는데 함께 하자는 제의를 해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쿠코인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마이클 간은 알리바바 산하 앤트파이낸셜 등 IT 기업에서 10년 이상 활동했으며 금융솔루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 2년 만에 30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많았다. (웃음). 우리는 중국인의 입장에서 플랫폼을 만들고 사용해왔는데 다양한 나라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보니 우선 언어가 다르고 소비자의 행동이나 패턴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 게다가 이를 중국인의 관점에서 극복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실제 우리가 서비스를 론칭했던 시기는 2018년 9월이었는데 반년 정도 지나니까 업계가 너무 빠르게 변하더라. 그래서 회사 전체적으로 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서비스 변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코드 전반을 바꾸기로 했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최대한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올해 초 코드 전체를 바꾸는 수준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현재 사용자나 기관투자자 모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쁘다. “
– 블록체인 업계가 변화하는 속도는 다른 업계에 비해 어느 정도인가
“중국 블록체인 업계에 이런 말이 있다. “코인 판의 하루는 인간계의 1년이다.”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것이다. 거래소나 프로젝트 모두 너무 빠르게 변하고 우리도 새로운 트렌드나 변화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만큼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도전인 것 같다. “
–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한국이 매우 민감하고 빠른 시장에 속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은 트래픽이나 거래량 측면에서 상위 5위 안에 드는 국가 중 하나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암호화폐나 기술 등에 관심이 많고 열정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실제 우리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 2주 전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한 나라에서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연이어 진행하는 것은 드물다. 한국이 그만큼 특별한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 바이낸스와 후오비, OKEX 등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들이 프로젝트를 육성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래소의 본질 중 하나가 좋은 프로젝트를 찾아 사람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플랫폼에 소개해주는 것이다. 그게 핵심 경쟁력이다. 단순히 거래기능만 갖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해서 고객에게 먼저 알려주고 싶다. 그러나 쿠코인 혼자서 글로벌을 커버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지 파트너와 함께 협력해서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GBIC나 블록 72와 함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쿠코인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가.
“현물거래와 선물거래에서 쿠코인은 사용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물거래의 경우 다른 거래소에 비해 다양한 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수 백 개의 코인을 플랫폼에 올려놓고 있다. 이 밖에 히든 오더, 포스트 온리 등 단순 거래 외에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쿠코인만이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선물 거래( Kumex)의 경우 비트멕스(Bitmex)는 최소 거래금액이 100달러인데 반해 쿠멕스는 1달러로 기준을 크게 낮췄다. 또 거래 대상도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위주로 선물 거래를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선물 외에 다른 파생상품으로 거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말고 이더리움이나 라이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로도 선물 거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상품 설계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 홍콩은 중국에 속해 있는데 규제 영향은 없는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에 대해 한 번도 부정적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육성하고 있다. 또 암호화폐의 경우 가상상품으로 규정해 놓고 트레이딩이나 거래에 대해서도 위법이라고 제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규제하는 것은 ICO(초기 코인 공개)다. 자금모집 상태를 규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ICO라고 하면서 불법으로 모집하는 행위가 많았기 때문이다.”
–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페이스북의 프로젝트가 실현되는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트렌드의 전환이다. 사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산업에 있던 글로벌 기업들이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분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스북의 영향력이나 리브라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장 미국 정부에 의해 중단되는 것 같지만 결국 다른 형식으로라도 지금의 물결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 암호화폐 플랫폼으로서 비전과 로드맵에 대해 알려달라.
“최근 쿠코인의 비전이 바뀌었다. ‘모두가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세 단계로 비즈니스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첫 번째 암호화폐를 거래한다. 두 번째 암호화폐를 보관하게 한다. 세 번째 자산을 증식하도록 돕는다. 이 세 가지 과정을 통해서 쿠코인은 편리하고 완성도 높은 수준의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