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파월 쇼크’를 극복하고 1% 내외에서 상승 모멘텀을 보였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장 후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추가 관세 발언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 급락했다.
애플을 포함해 추가 관세로 충격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팔자’가 쏟아졌고, 투자 심리가 급랭하면서 국채 가격이 가파르게 뛴 한편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중국의 시간 끌기를 비판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압박이 지난 5월 초와 흡사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고개를 들었다.
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80.85포인트(1.05%) 급락한 2만6583.4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6.82포인트(0.90%) 하락한 2953.5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4.30포인트(0.79%) 내린 8111.12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적용한 기존의 관세에서 제외된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얘기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가 미국이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경우 경기 침체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낼 만큼 이번 결정은 투자자들 사이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통했던 일이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에도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상승 탄력을 보였던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급락 반전했다.
특히 중국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캐터필러와 나이키가 4% 가까이 떨어졌고, 디어가 3% 가량 내렸다. 애플과 페덱스가 각각 4%와 2% 내외로 하락하는 등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 직격탄을 맞았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마찰이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악재”라며 “어떤 형태로든 중국의 보복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가 널뛰기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과 추가 관세에 따른 기업 실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지수는 51.2를 기록해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투자자들은 2일 발표되는 7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월가의 신규 고용 예상치는 17만1000건. 시간당 평균 임금은 0.2% 상승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번지면서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 후반 13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1.88%로 후퇴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9% 폭락하며 배럴당 53.95달러에 거래됐고, 달러화 상승에 하락 압박을 받았던 금 선물은 전자거래에서 1% 이상 오르며 온스당 1455.40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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