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지난 7월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암호화폐 업계의 관심은 온통 미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연달아 열린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청문회에 집중됐다.
미 정치권은 무엇보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잘못 취급한 혐의로 미 연방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던 사건을 근거로 이 회사의 개인정보 보호 및 규제 준수 문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리브라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자신들의 사업에 어떻게 통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소는 기업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 증대에 따라 정부가 기업의 새로운 사업 진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 정치권 등에서 우려하는 것은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통해 금융 서비스에 진출하며 디지털 경제에서 지배적 위치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이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리브라가 현재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서비스의 범위와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면 정부는 당연히 이 회사의 고객 보호, 공정한 경쟁, 개인정보 보호 정책 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경제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승자독식’ 시장으로 발전하는 경향에 따라, 페이스북이 지배적인 고객 인터페이스가 되는 것은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더욱 높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다목적 서비스 제공자로서 페이스북은 전례 없이 많은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분석 능력의 발전과 함께 이러한 정보는 더욱 가치 있게 될 것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혁신에 직면했을 때 정부가 기술 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은 기술에 의한 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동안 페이스북과 구글, 우버 등 다른 기업들과의 경험에서 배웠듯이, 일단 그들이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고 지배적인 지위를 얻게 되면, 이들 기업에 정부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진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기존 정책과 규제를 조정해 대응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정책과 규제를 마련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정책과 규제 사이 무엇이 충돌하고, 어디를 보완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 또한 정부의 책임이며 의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