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 냉전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면서 뉴욕증시가 IT 섹터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개장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의적인 발언이 투자 심리를 압박했고, 이탈리아의 정치권 리스크 역시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
투자자들은 다음달로 예고된 양국의 워싱턴 담판이 불발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는 한편 무역전쟁이 환율전쟁과 석유전쟁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데 긴장감을 내비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75포인트(0.34%) 떨어진 2만6287.4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9.44포인트(0.66%) 하락한 2918.6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80.02포인트(1.00%) 밀리며 7959.14에 마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딜을 이룰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여전히 논의를 진행중”이라며 “중국이 뭔가를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 딜을 이룰 준비가 되지 않았고, 지난 25년간의 불공정한 교역을 감안할 때 합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 7월 미국 생산자물가가 0.2% 완만하게 오른 가운데 변동성이 높은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가 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생산자 물가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0.3% 하락,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중국과 미국, 유럽으로 확산되는 경기 둔화와 9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추가 관세 시행에 따른 충격이 위험자산 전반의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출범 당시부터 불편한 동침을 예고했던 이탈리아의 동맹과 오성운동의 연정이 붕괴됐다는 소식도 가뜩이나 냉각된 투자 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보고서를 내고 “주요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두드러진다”며 “투자자들의 실물경기 전망이 개선되려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IAA 은행의 크리스 가프니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그는 진흙탕 싸움으로 중국이 입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중국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분기 적자를 공개하면서 6% 이상 급락했고, 생명공학 업체 길리드 사이언스는 중국에서 HIV -1치료제 빅타비의 승인 소식에 1% 이상 상승했다.
애플과 아마존이 1% 내외에서 하락했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페이스북이 각각 1% 선에서 떨어지는 등 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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