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문정은 기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난민들의 물리적 지원과 신원 확인을 돕겠습니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이 5일 ‘UDC 2019’에서 밝힌 블록체인 활용 계획이다.
세계에는 수많은 난민들이 존재한다. 특히 정세가 불안한 시리아, 아프리카 등에는 난민들이 넘쳐나 세계적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난민들은 제대로 된 신원확인이 어렵고 일반적인 지원으로는 지원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길도 없다.
유엔식량계획은 난민 구호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신원 확인은 물론 적절한 구호 활동에 이용할 계획이다. 난민들에게 고유 ID를 제공하고 ID만으로 그들이 누구인지 증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난민이 세계 어디를 가도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할 수 있으며,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쉽게 알릴 수 있다. 후만 하다드 유엔세계식량계획 신기술 책임자는 “현재 난민이 이동하면 정보가 파편화돼 저장됨으로써 이동할 때 마다 자신을 증명하기 어렵다”면서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이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블록체인을 이용해 보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다드는 “난민의 경우 노출되면 위협이 될 수 있는 개인정보들이 블록체인에 올라가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유엔난민기구의 경우 난민에게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해싱을 통해 블록체인에 올리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통하면 투명한 기부가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사용하게 되면 모든 정보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서 “자신을 노출하기 꺼리는 기부자의 경우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기부가 훨씬 더 용이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용해 난민을 돕는 것의 장점도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된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진국에 존재하는 난민들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다드는 난만이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위한 조건으로 ▲가격이 수시로 변하는 변동성 ▲나라마다 법적 이슈가 다른 적법성 ▲어디서든 화폐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보편성 등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동성 문제나 적법성 문제는 스테이블 코인이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이지만 보편성 문제는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국가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 나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없는 지역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으며 스마트폰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연결 확대와 스마트폰 보급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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