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DID로 서비스가 편리해졌다는 것 보다 개인의 아이덴티티, 주권이 기업에서 개인에게로 돌아온다는 근본적인 측면이 중요합니다.”
최근 아이콘루프는 DID(Decentralized Identity)에 적극적이다. 정부 사업으로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에 ‘마이아이디(my-ID)’서비스가 선정된데 이어,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DID 서비스 ‘디패스’도 출시했다. 앞으로 DID를 통해 쉽고 간편한 금융상품 가입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콘루프는 DID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최근 DID와 관련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이콘루프의 김종협 대표를 만나 DID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DID와 관련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왜 필요하다 생각했고 왜 시작했는가.
“DID와 관련한 준비는 작년 하반기부터 해왔다. 아이콘루프가 국내 여러 기업들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업과 퍼블릭 블록체인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결국 플랫폼에 대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사업도 진행하게 됐다. 또 블록체인의 기본인 탈중앙화를 다양한 사업에 적용하다보니 데이터의 주권이 참여하는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비스에 아이덴티티(Identity)가 종속되고 이 아이덴티티에서 쓰이는 일부 데이터만 블록체인에 쓰는 것으로는 진정한 디앱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개인 데이터의 주권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자고 생각했다. 또한 아이콘 자체가 인터체인이기 때문에 다른 블록체인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잘 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Q. DID가 가지는 핵심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DID를 이용해 서비스를 편리하게 바꾼다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기존 이용자들이 놓치고 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이용자들은 웹상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 즉 주권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DID의 핵심 개념은 ‘개인의 신원은 개인의 것이고, 서비스 제공자에게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데이터 주권이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Q. DID, 사용자가 왜 써야 하고, 무엇이 바뀌는가.
“과거에도 사용자를 중심으로 아이덴티티 제공업체와 서비스 제공업체를 분리하자는 ‘아이덴티티2.0’ 이라는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는 이 운동이 확산되기도 전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거대 서비스에 붙어있던 ID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확산돼 흐지부지됐다. 이 결과로 현재 웹상의 아이덴티티는 뒤죽박죽 돼버렸다. 서비스 제공자도 너무나 방대한 개인 아이덴티티를 수집하다보니 보안문제가 발생하고 해킹문제도 발생하게 됐다. 아이덴티티를 자산으로 여겨 수집했던 거대 기업들도 이를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개인의 아이덴티티가 많은 부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인식해 이와 관련한 의식도 깨어나는 중이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에서 사상의 중심이 인간으로 넘어왔듯, 개인 데이터 주권도 거대 기업에서 개인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사용자의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가 모여들 것이고 이는 비즈니스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의미는 개인 데이터 주권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나를 증명하는데 필요한 증거들을 개인이 갖게 되고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도 굉장히 적어진다.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프라이버시에 굉장히 민감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개인에게 아이덴티티를 돌려주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Q. 서비스들마다 요구하는 데이터가 다르다. DID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나.
“다양하게 상상해볼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아이덴티티를 사용하는지 생각해보면 쉬울 것 같다. 주민등록증의 쓰임이 있고 여권의 쓰임이 있다. 그 곳에 들어있는 정보는 각기 다르다. 이런 정보 외에도 필요하다면 개인에게 받아 따로 관리를 한다. DID에서도 오프라인에서 아이덴티티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게, DID에 적힌 정보를 인증한 곳을 믿고 사용하는 것이다. 만일 자신들이 원하는 부가정보가 있으면 본인들이 신원확인을 할 수도 있다. 즉 개인을 중심으로 확인받는 내용을 전달하고 사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Q. 두 가지 DID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어떻게 다른가.
“프라이빗과 퍼블릭 블록체인이냐, 국가사업이냐 아니냐 라는 점이 다르다. 정부사업으로 진행하는 마이아이디는 기존 규제 내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사업적으로도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반면 디패스는 조금 더 캐쥬얼하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 디패스는 회사 출입통제부터 인트라넷, 회의실 예약 등 사내에서 사용하면서 내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또한 아이콘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디앱에서도 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올해 내부에서 알파테스트를 할 예정이고 내년 정도 되면 실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Q. DID, 퍼블릭으로 운영되는 것에는 암호화폐가 쓰일 수밖에 없는데.
“아이콘 네트워크를 이용하려면 아이콘의 암호화폐(ICX)가 있어야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암호화폐가 해당 리소스를 쓰기 위한 사용료 개념이기 때문에 그 사용료를 사용자가 내게 할지, 서비스 제공자가 내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 아이콘 블록체인의 경우 트랜잭션 수수료를 서비스 제공자가 낼 수 있고 ICX를 스테이킹 함으로써 제공할 수도 있다. 사용자는 ICX가 없어도 자유롭게 DID를 이용 가능하다.”
Q. 한 회사에 두 개의 DID가 있다. 미래에 두 서비스가 통합될 수도 있는가.
“충분히 가능하다. 브랜딩이 나뉘어져 있지만 기술 베이스는 같다. 블록체인이 퍼블릭인지, 프라이빗인지의 차이일 뿐이다. 때문에 디패스에서도 마이아이디에 접근 가능하고 디패스에서도 마이아이디에서 쓰는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다. 별도의 디앱이 있더라도 필요에 따라서는 하나의 디앱으로 합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규제의 영향도 있고 해서 통합 계획은 없다.”
Q. 어떻게 사용자를 끌어올 것인가.
“퍼블릭 블록체인도 그렇고, 프라이빗도 그렇고 인터체인으로 연결시켜 결국엔 하나의 플랫폼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먼저 만들어보려 한다. 우리같은 스타트업들은 필요에 의해 기술을 만들고, 이는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먼저 회사에 있던 아이덴티티를 DID를 이용해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DID에 이러한 것들도 들어오게 된다면 회사에서의 성과, 이력 등을 블록체인에 보관할 수 있도 따로 이력서 등이 필요 없게 될 것이다. 이처럼 아이콘 플랫폼 안에서 실제 기업이나 개인이 쓸 수 있는 서비스들을 계속 만들어 낼 것이며 아이콘과 연결되는 플랫폼들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종협 대표는 인터뷰 내내 데이터 주권의 개인화를 강조했다. DID를 통한 자기주권신원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아이콘루프는 9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블록페스타2019 행사에 연사로 참석한다. 아이콘루프 김종협 대표는 이 자리에서 ‘my-ID’사업과 DID에 대해 심도 깊은 발표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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