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잇따라 상장·폐지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4대 거래소는 모두 이 기준을 공개했으며 중소형 거래소들도 잇따라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상장과 폐지 기준을 공개해 투명한 시장 만들기에 앞서겠다는 의도다.
지난 3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4대 거래소로는 마지막으로 상장심사 기준을 공개했다. 이로써 국내 4대 거래소라 불리는 곳들 모두 상장 기준을 공개하게 됐다. 업계는 거래소들의 기준 공개에 대해 암호화폐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자정노력으로 해석하고 있다.
초기 거래소들은 상장 암호화폐에 대해 어떤 이유로 상장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때문에 일부 거래소는 부적격 암호화폐를 이해관계에 따라 상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제로 과거 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용자들이 상장 예정된 암호화폐에 대해 스캠 의혹을 제기했고 논란이 커지자 상장이 취소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후 상장 기준을 공개하라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거래소들도 이에 응하면서 투명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부적격 암호화폐에 대한 상장 폐지도 잇따랐다. 각 거래소마다 공개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정리해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조치다. 실제로 업비트는 지난 3월 블록틱스(TIX), 살루스(SLS), 윙스다오(WINGS) 등을 상장 폐지했으며 8월에는 스피어(SPHR), 구피(GUP), 엣지리스(EDG) 등 3개 암호화폐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해 상장 폐지 수순에 들어가기도 했다.
특히 FATF 권고안이 발표된 후 거래소들은 투명성 확보에 더 힘을 쏟는 모습이다. FATF 권고안이나 특금법이 통과되기 전에 자체적으로 시장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상장 기준 공개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전 거래소들이 대비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투명성을 확보해 규제가 시작됐을 때 걸림돌이 없게 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거래소는 외부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외부 인사를 심사에 활용하거나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업체와 협업해 심사에 신중을 가하는 방식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우선순위로 놓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이라면서 “앞으로도 투자자 보호와 거래 투명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거래소 상장·폐지 기준 공개는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상장심사 기준을 공개한다고 해도 상장 심사 자체가 공개된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상장심사 기준을 공개한 이후에도 스캠 의심을 받거나 거래소와 유착 관계를 의심받는 암호화폐들이 다수 상장됐다. 한 투자자는 “겉으로만 투명해 보이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이라며 “의심스러운 암호화폐를 상장하고도 해당 암호화폐에 대해 거래소가 검토 결과 경쟁력이 있었다고 해명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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