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진전을 이루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다시 난기류를 타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 가운데 400여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면제하기로 하면서 장 초반 상승 탄력을 받았던 뉴욕증시는 후반 중국 측 협상팀이 담판을 조기에 종료하고 농가 방문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이와 함께 주가 고점에 대한 부담과 트레이더들 사이에 ‘네 마녀의 날’로 통하는 이른바 쿼드러플 위칭 역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59.72포인트(0.59%) 떨어진 2만6935.07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4.72포인트(0.49%) 내린 2992.0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5.20포인트(0.80%) 하락한 8117.67에 마감했다.
무역 협상의 기류 변화가 장중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니콜 롤프 몬태나 농장연합 이사는 중국 협상 팀이 미국 방문 일정을 갑작스럽게 축소, 예정보다 빨리 중국으로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측이 미국 농가 방문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고 전했다. 네브레스카 역시 중국 협상 대표의 농가 방문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당초 중국 측은 몬태나와 네브레스카, 오마하, 보즈만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갑작스러운 행보에 대한 배경이 전해지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 협상이 난항에 빠진 것이라는 관측이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흡사한 신호를 보냈다. 그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2020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협상을 타결해야 할 필요가 없고, 중국과 부분적인 딜이 아닌 포괄적 딜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교역과 지적재산권을 중심으로 한 통상 시스템 등 투 트랙 협상을 벌인 것과 상반되는 발언이다.
앞서 중국 측은 구조적 문제를 제쳐 두고 협상이 비교적 쉬운 항목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합의를 갖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셈이다.
이 밖에 기술적인 문제도 이날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 무엇보다 최고치에 근접한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주가 지수 선물·옵션과 개별 종목 선물·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쿼드러플 위칭데이 역시 시장 변동성을 부추겼다.
존스 트레이딩의 데이브 러츠 상장지수펀드(ETF) 트레이딩 헤드는 투자 보고서에서 “S&P500 지수가 월간과 분기 기준으로 다른 모든 자산을 아웃퍼폼한 데다 연기금의 주식 매도가 주가를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 사이에서는 상반되는 의견이 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제조업 섹터가 이미 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달 5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가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파로 통하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2.00%에서 추가로 인하할 경우 자산 인플레이션과 레버리지 확대 등 후폭풍이 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목별로는 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아이폰11의 영업점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1% 선에서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가 투자 컨퍼런스에서 경쟁 격화에 따른 파장을 경고한 가운데 6% 가까이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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