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결제일 직전에 암호화폐 시장의 가격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26일(현지시간) 크립토그라펜이 보도했다.
아르케인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CME그룹의 비트코인 선물 결제일이 비트코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의 비트코인 가격 추세를 분석한 결과, CME의 비트코인 선물 결제일 직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경우가 75%에 달했으며, 평균 하락율은 2%로 조사됐다.
CME는 2017년 12월 비트코인 선물을 최초로 출시했으며, 올해는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기관이다.
CME의 비트코인 선물계약은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그 이유는 이 시장이 기관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인데, 아르케인은 선물 계약 만료 직전 비정상적인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선물 계약은 비트코인으로 결제되는 것이 아니라 달러로 결제되며, 결제 가격은 비트코인 시장의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가격 조작에 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케인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1월 이후 총 608일 중 50.3%인 306일에 가격이 올랐으며, 월별로 20개월 중 45%에 해당하는 9개월을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에 비해 CME 결제일 전날은 20일 중 5일만 상승세로 마감하며, 결제일 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아르케인은 통계적으로 볼 때, 결산일 직전 가격 하락이 단순한 우연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CME 결제일 직전 기관들에 의한 비트코인 가격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르케인은 이번 조사 결과에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를 위한 움직임 등 당초 고려하지 않은 요소들이 포함됐을 수 있다면서, 선물계약의 체결과 결제 과정 등에 대한 현물시장의 미시적 역학관계 등 다양한 추가적 분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