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문정은 기자] 3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KBW 2019의 메인 행사인 ‘D.FINE’에서 마이클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 갤럭시 디지털 캐피털 설립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스토리텔링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두 주체는 ‘기관 투자자’와 ‘블록체인 실사용자’라고 강조했다.
◆ 기관 투자시장 진입, 실사용자 증가.. 암호화폐 상승 핵심
노보그라츠는 “알고랜드 등 새로운 프로젝트가 나와도 이를 사용하는 실사례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시장은 ‘투기’적인 측면이 있어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사용가치를 시장에서 증명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서는 5~6년 내 금융산업의 일부로 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격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여자가 필요하며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이러한 측면에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까지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개인투자자였고 향후 기관 투자가 늘어날 경우 암호화폐 시장도 기존 자본시장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 투자자 유입에 시장 전반이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겠지만 더 탄탄한 자산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9월 갤럭시 디지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가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금(9조 달러), 주식(69조 달러), 파생상품(5950조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 평균 거래량도 주식시장의 1%에 불과하다.
출처: 갤럭시 디지털 홈페이지
지난 분기 갤럭시 디지털의 실적에 대해서는 실망스러웠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가 밝힌 갤럭시 디지털의 지난 2분기 암호화폐 거래 순손실은 -13%였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70% 넘는 하락세에 시달린 것에 비교했을 땐 선방했다는 평가다. 갤럭시 디지털이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포괄손익은 1억 1380만 달러로 1분기의 1290만 달러의 약 9배 가까이 성장했다. 포괄손익이란 일정기간 동안 주주와의 자본거래를 제외한 모든 거래나 사건에서 인식한 자본의 변동을 뜻한다. 순유동성도 크게 늘었다. 순유동성은 지난 3월 31일 기준 3530만 달러에서 6월 30일 기준 2억 380만 달러로 증가했다.
출처: 갤럭시 디지털 홈페이지
◆ 대기업 블록체인 진출 ‘음’과 ‘양’ 모두 존재
대기업의 블록체인 진출에 대한 질문에는 ‘음’과 ‘양’이 모두 존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대기업들은 일단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면 ‘규모의 생태계’를 구축하게 돼 여러 면에서 수요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비자, 페이스북, 마스터 카드 등 다양한 대기업들의 엔지니어 수요가 많아지는 것을 일례로 들었다. 다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는 시장에서 대기업급의 블록체인을 키워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페이스북 등 대기업 주도의 ‘리브라’가 시장에 진출하면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형 기업 프로젝트의 경우 투자자들은 소유권을 갖는데 큰 부담이 없다”면서 “규제와의 싸움 등 일련의 과정이 끝난 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젝트에 투자할 때 눈여겨 보는 주요 요인은 대표자와 팀의 동력이라고 전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야는 ‘게임’으로 꼽았다.
한국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에는 “작년 테라 등을 눈여겨 봤었지만 아직 투자하고 있는 한국 프로젝트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