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디지털 화폐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디지털 주권’ 개념을 확산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이 패널 토론에서 언급한 말이다.
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KBW 2019의 메인 행사인 ‘D.FINE’에서 존 리긴스 BTC미디어 아시아 태평양 총괄을 좌장으로 닉 자보 스마트 컨트랙트 발명가, 아담 백 블록스트림 CEO, 데이비드 차움 암호기법 선구자 등 블록체인 거장들이 모여 디지털 화폐 등장과 비트코인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은 전자화폐는 이전부터 등장한 개념이고, 이는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 수년 전 네덜란드에서 자동차 운전자 신원(ID)을 보호하면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이 때가 디지털 화폐 도입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신원을 보호하고 결제를 가능케 하는 디지털 화폐 개념이 등장하면서 차움은 개인이 스스로 자신들의 정보를 통제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디지털 주권’ 개념이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나서 비트코인이 등장했다.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개인간 송금이 가능한 ‘탈중앙화’ 거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지향하는 탈중앙화는 지속적으로 한계점이 지적돼왔다. 대표적으로 네트워크 운영 알고리즘인 PoW(Proof of Work)의 단점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장비 등 채굴 인프라 조건을 잘 갖춘 이용자들 위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차움은 이러한 중앙화 문제는 이전부터 있었던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자본이 많은 사람들은 데이터 마이닝(대량의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 기반 광고 기법을 공격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며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러한 현상을 예상치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중앙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탈중앙화 기반 암호화폐이며, 이 때문에 패널들은 ‘화폐’보다는 ‘(기술) 개발’에 점차 관심이 모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아담 백 블록스트림 CEO는 “화폐를 다뤘던 사람들이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비트코인이 등장하고 새로운 코인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좋은 기술이 나타나면 비트코인도 이를 활용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닉자보는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비용도 상당 부분 수반하고 있고, 중앙화 문제도 있다”며 “비트코인이 아니더라도 미래에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다른 프로토콜이나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차움은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화폐’를 기술로서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개를 예측할 수 없지만, 중요한 기술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정보 기술이 우리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 어떻게 소수를 통제할 지, 민주화된 탈중앙화 접근법은 무엇일지 등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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