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나라 간의 심리적 거리가 좁아지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해외 송금은 물론 해외 결제, 현지 여행 등으로 환전과 결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아메리카가 7일 삼성페이를 통해 영국 금융사 피나블러와 파트너십을 체결, 결제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모두 블록체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리플 등 블록체인과의 추가 협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 ‘디지털 커머스’ 폭발적 성장.. 2022년 3조 달러 전망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작년(2018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결제시장은 12년 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맥킨지에 따르면 전세계 전자상거래 거래액의 15~20%는 이미 국제 거래다. 2022년이 되면 국경 간 거래 건수는 2010년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 뿐 아니라 기업 간 거래도 꾸준히 늘고 있다.특히 급성장하는 분야는 개인 거래에서 이커머스와 온라인 구매, 대금 결제 서비스다. 마스터카드, 페이팔, 아마존, 웨스턴 유니언 등이 이 분야를 꽉 잡고 있다. 기업 간 거래에서는 중소기업 간 거래의 국제 결제 성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트렌스퍼와이즈나 페이팔 등이 주로 활용되는 분야다.
출처: 맥킨지 홈페이지
주목할만한 것은 국경 간 거래가 크게 늘어난 나라 대부분이 ‘디지털 커머스’의 급성장세를 동반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모바일 커머스 즉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전자 결제가 빠르게 성장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해외 상품의 구매가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전세계 디지털 커머스 매출의 절반인 48%는 스마트폰을 통해 나왔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힘입어 아시아 지역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맥킨지는 오는 2022년에는 70%의 결제가 스마트폰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규모는 4조 6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피나블러-삼성 파트너십, 결제 수수료 확 낮춘다
글로벌 결제 플랫폼인 피나블러와 삼성전자 아메리카는 삼성페이에 ‘머니 트랜스퍼’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머니 트랜스퍼는 피나블러의 그룹사인 트래블엑스(Travellex)에 의해 구동된다. 개인 직불카드나 신용카드가 연결된 삼성 페이로 송금을 하면 미국 밖의 수취인이 은행 계좌 또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47개 나라에 송금을 할 수 있게 됐다. ‘투명성’과 ‘보안’이 핵심이다. 머니 트랜스퍼를 통해서는 송금 전 수수료와 환율을 미리 알 수 있다. 토큰화된 자격 증명 사용은 물론 삼성의 보안 시스템 ‘녹스’를 사용해 안전도 보장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국 범위 안에는 미국 뿐 아니라 인도, 멕시코, 중국, 필리핀, 아프리카 주요 시장이 포함됐다.
출처: 머니 트랜스퍼 웹사이트
메흘 데사이 피나블러 CTO는 “전 세계 소비자들은 안전하게 돈을 보낼 필요가 있다”면서 “마찰은 줄이고 편의성은 늘리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경을 초월한 결제에 대한 큰 불만 중 하나는 송금에 관련된 수수료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 “사용자들은 해외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돈을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포브스지는 삼성과 피나블러의 파트너십을 두고 1위를 선점하고 있는 애플 페이를 앞지르기 위한 결단이라고 보도했다. 리서치업체 아우림마 그룹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기준 애플페이는 모바일 지갑 거래의 77%를 차지했다. 삼성페이는 17%를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 애플 페이가 독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먼저 시장 선점을 했기 때문이다.
격화되고 있는 경쟁 속에서 다른 서비스 업체들과의 수수료 경쟁은 머니 트랜스퍼의 과제로 남아 있다. 국경 간 결제 서비스 선두주자인 웨스턴 유니언의 수수료율은 평균 5%다. 핀테크 스타트업 레미틀리는 평균 1.3%의 요금을 부과한다. 레미틀리는 최근 벤처 자금 2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로 추산된다.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 트랜스퍼와이즈는 미국에서 한 번에 여러 통화로 결제할 수 있는 직불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제 송금 앱 운영사 써클도 지난 2월 암호화폐 거래소 폴로니엑스를 인수했다.
프리모트 망하트 피나블러 그룹총괄 사장은 “삼성의 모바일 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결합해 127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국경 결제시장에서 독보적인 규모로 혁신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러한 파트너십은 금융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키고 글로벌 결제 및 기술 기업의 선택 파트너로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준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에 적극적 행보 보이는 양社, 기술 활용 분수령될까
피나블러와 삼성 모두가 블록체인 기술 선점에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라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술, 그 중에서도 리플과의 협업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피나블러는 지난 2월 자회사 UAE 익스체인지(Exchange)와 유니모니가 리플넷에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UAE 익스체인지는 송금, 외환 및 청구서 지불 솔루션을 다루는 아랍 에미리트 기반 회사다. 피나블러는 리플이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태국과의 실시간 원활한 국경간 거래에 사용할 예정이며, 이를 다른 나라로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이 서비스는 태국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과 함께 먼저 시작돼 전 세계 UAE거래소와 유니모니 고객들이 태국인들에게 즉각 송금할 수 있게 된 바 있다.
삼성 역시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키스토어을 탑재하고 17개의 블록체인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SDS는 Nexledger(넥스레저)를 통해 기업 시스템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도 구현하고 있다.
앞서 망하트 피나블러 회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은 금융업계에 전도 유망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고 지금은 완전한 주류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면서 “리플이 어떻게 우리의 B2B 사업모델을 강화할 수 있는 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 과정에서 리플이나 블록체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