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상무부가 인권 문제를 앞세워 중국의 28개 기업과 기관을 수출 제한 리스트에 지정하면서 신경전이 재점화되는 한편 무역 협상이 좌초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한 가운데 무역 마찰이 기업 투자와 수익성에 흠집을 낼 수 있어 월가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덴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서 연설을 가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외부 악재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달 금리 결정에 대해 명확한 힌트를 제시하지 않았다.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13.98포인트(1.19%) 떨어진 2만6164.0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5.73포인트(1.56%) 하락한 2893.0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32.52포인트(1.67%) 급락하며 7823.78에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전날 미 상무부의 중국 기업 및 기관들 수출 제한 조치에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감시용 카메라 업체 힉비전을 포함해 중국 IT 기업이 다수 포함된 이번 리스트에 대해 미국 측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배경으로 제시했지만 무역 마찰의 연장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측은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한편 미국에 제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협상을 앞두고 중국은 통상 시스템 개혁과 관련한 사안을 제외하고 부분적인 딜을 제안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포괄적인 ‘빅딜’을 원한다며 상반되는 입장을 밝히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번졌던 회의론이 한층 더 고조됐다.
이번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25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보류했던 관세 인상을 강행할 여지가 높다. 관세는 오는 15일부터 현행 25%에서 30%로 인상될 예정이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중국 협상 팀을 이끄는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특별 대사’ 타이틀을 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 담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기대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 하강 기류에 시장은 이달 세 번째 금리인하 힌트를 기다렸지만 그는 ‘통화정책 회의가 아직 몇 주 남았다’고 언급할 뿐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브렉시트(영국 EU 탈퇴)와 주요국 경기 한파 등 외부 악재를 지적했지만 고용을 포함해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인플레이션 역시 목표치인 2.0%에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물경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향후 정책 판단은 데이터에 근거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진단은 다르다. MUFG의 크리스 러프키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제조업 경기가 가라앉고, 생산자물가는 디플레이션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여기에 도소매 이익률 감소까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압박이 높다”고 주장했다.
종목별로는 도미노 피자가 향후 3년간 이익 전망 하향 조정에도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를 호재로 5% 이상 랠리했다.
보잉은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조종사 노조가 소송을 냈다는 소식에 1% 이내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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