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한 가운데 기업의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과 섹터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를 필두로 반도체 섹터가 전날에 이어 약세를 나타냈고, 제조 부문 대기업의 실적 부진이 연말과 내년 경기 향방에 대한 경계감을 부추겼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연방준비제도(Fed)가 단기 자금시장의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29~30일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5.85포인트(0.17%) 상승한 2만6833.9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8.53포인트(0.28%) 오른 3004.5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50포인트(0.19%) 상승한 8119.79에 마감했다.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와 미중 무역 관련 새로운 호악재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실적에 시선을 집중했다.
전날 할리버튼에 이어 캐터필러의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지구촌 경제의 하강 기류가 지속될 가능성을 제시하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캐터필러의 3분기 주당순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2.66달러와 127억58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88달러롸 135억7200만달러에 크게 미달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측은 올해 연간 이익 전망을 종전 주당 12.06~13.06달러에서 10.59~11.09달러로 낮춰 잡았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예상치인 주당 11.70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산업재 대기업의 연이은 이익 전망 하향은 주요국의 수요 부진과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망스러운 실적 및 전망에도 캐터필러는 1% 가량 올랐고, 737 맥스 사태로 곤욕을 치르는 보잉 역시 3분기 이익이 50% 급감한 한편 월가의 전망치에 미달했지만 0.6% 가량 상승했다.
반면 ‘어닝 쇼크’를 나타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7% 급락했고, 관련 종목이 동반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 가량 내렸다.
헬스케어 섹터에서는 일라이 릴리가 2% 선에서 하락했고, 보스톤 사이언티픽이 5% 랠리하는 등 실적 명암에 따라 주가 향방이 크게 엇갈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BS는 11월 미중 무역 스몰딜의 최종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국 경제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워런 투자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저금리 속에 고용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소비 역시 저항력을 보이는 만큼 파괴적인 경기 하강 기류가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NTL FC스톤의 유세프 압바시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사라졌다”며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나이키가 마크 파커 최고경영자(CEO) 사임 소식에 3% 가량 하락했고,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2% 이내로 상승했다.
약세 흐름을 지속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7% 오르며 배럴당 55.97달러에 거래됐고, 달러 인덱스가 0.06% 소폭 내린 가운데 파운드화가 0.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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