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기자] 1만 년이 걸릴 계산을 단 3분만에 끝낼 수 있다는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23일(현지시간) 구글은 네이처지를 통해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를 정리한 논문을 게재했다. 구글 측은 “클래식 슈퍼컴퓨터에서 1만년이 걸릴 계산은 양자컴퓨터에서 200초가 걸렸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를 뛰어넘을 ‘양자컴퓨터’ 등장의 서문을 연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이후 비트코인은 급락세를 연출했다. 한국시간 오후 3시 14분 현재 비트코인은 6.69% 가량 하락한 7469달러 선에 거래중이다.
◆ 양자우위, 암호화폐 ‘지분증명’에 큰 도움 될 것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 원리를 컴퓨터에 적용한 것이다. 에너지를 갖는 가장 최소한의 단위인 ‘양자‘의 움직임을 통해 컴퓨터 연산 능력을 크게 높인 기술이다. 지난 9월 구글은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를 공개한 바 있다. 그 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바로 삭제했다.
구글의 양자 컴퓨팅 기술은 지분증명(PoS) 방식을 채택한 암호화폐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양자 컴퓨팅은 무작위로 ‘난수(random number)’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난수란 특정한 순서나 규칙을 가지지 않는 수를 말한다. PoS 역시 블록 작성자를 지분에 비례하는 확률로 무작위로 선택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그동안에는 PoS 변종이 무작위 선택을 과연 투명하고 완전하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양자 우위가 적용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콧 애런슨 텍사스대학 교수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양자 우위의 성공적 증명은 ‘난수‘를 생성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PoS에 대한 의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양자 컴퓨팅 기술은 암호화폐 프로토콜에 적용될 수 있다“면서 “조만간 암호화폐에 적용되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양자컴퓨터, 비트코인 보안 뚫을까?
구글의 ‘양자우위‘ 기술은 과연 비트코인에 영향을 미칠까.
양자 컴퓨팅에는 비트코인을 해킹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불변‘의 기치를 든 비트코인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우’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피터 토드 전 비트코인 개발자는 “구글이 양자우위 기술로 비트코인의 보안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양자 컴퓨터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업자도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부탈린은 트위터를 통해 “‘양자 우위’와 실제 사용 가능한 ‘양자 컴퓨터’의 관계는 ‘핵융합’과 ‘수소폭탄’의 차이와 같다”면서 “현상과 그 현상으로부터 전력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직접적인 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 알고리즘은 컴퓨터의 발전사와 함께 계속 바뀌어 왔고 블록체인도 방식을 바꿔갈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별로 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구글 개발자 출신 김민현 커먼컴퓨터 대표도 “아직은 갈길이 먼 기술이지만 먼 미래에 기존 암호화 방식을 양자내성을 가진 암호로 바꿔야 하는 시기가 오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