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 한국으로 이주한 지 벌써 3년. 매달 25일 월급날에는 태국에 있는 가족에게 번 돈을 꼬박꼬박 송금한다. 월말인 월급날엔 항상 쉴틈이 없다. 매번 퇴근 시간을 넘기고서야 집으로 향한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은행 문 닫기 전에 돈을 보내려고 점심시간에 급히 은행을 다녀오곤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24시간 암호화폐 리플의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핸드폰으로 리플 전용 지갑 앱을 열어 송금할 액수와 부모님 리플 지갑 주소만 입력하면 언제 어디서든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다. 송금 전송이 몰리지 않는 새벽 시간을 이용하면 수수료 150원만 내면 된다.
‘송금이 완료됐습니다.’ 송금한 지 1분 만에 서비스 알람이 도착했다. 예전에는 돈이 잘 전해졌는지 도통 알 수 없었고, 알려면 직접 문의해야 했지만 이제는 알림이 뜨니 안심이다.
# 한국에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최씨. 해외 소식을 전하기 위해 4명의 특파원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씨는 매달 이들의 월급으로 2000만원 이상 꼬박꼬박 나간다. 올해는 핸드폰만 있으면 언제든 어디서든 이들에게 월급을 즉시 송금할 수 있다. 송금 규모가 커져도 따로 신고할 필요도 없다.
최씨는 송금 전용 A코인을 사용한다. A코인용 지갑 앱을 열어 4명의 지갑 주소로 월급을 전송한다. 매달 월급날에는 송금 전송 요청이 몰리지만, 최대 6000원이면 몇 초안에 송금을 완료할 수 있다. 과거 건당 송금수수료, 전신료, 사후관리 수수료 등 몇 만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비용이다.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 송금이 가능해졌다. 수수료도 줄어들었다. 현재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해외 송금할 경우 송금 수수료만 건당 약 3000원, 전신료 약 5000원, 사후관리 수수료 약 5000원 등 여러 수수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로 해외 송금을 하면, 중개 수수료에 따른 전신료 등을 지불하지 않고 송금 건당 ‘수수료’만 내면 된다. 중개 기관인 은행을 통하지 않고 금융 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지닌 암호화폐이기 때문에 송금 요청이 몰리면 수수료는 비싸진다.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플랫폼 스텔라루멘(XLM)을 활용해 해외송금을 하면 평균적으로 최소 0.13달러(약 150원)~최대 5달러(약 5800원) 정도의 수수료가 든다.
현재 이 기술을 개발 중인 대표적인 기업이 ‘리플’이다. 리플은 해외송금 관련 ‘엑스커런트(xCurrent)’와 ‘엑스래피드(xRapid)’ 등 두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엑스래피드는 법정화폐 대신 자사 암호화폐인 리플(XRP)을 해외송금 정산 매개체로 활용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암호화폐 리플을 이용하지 않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지원하는 리플의 엑스커런트를 기반으로 해외송금 ‘크로스’를 운영 중이다.
국내 핀테크 업체인 모인(MOIN)은 리플처럼 해외송금에 특화된 ‘스텔라루멘(Stellar Lumens) 기반 암호화폐 활용 해외송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인은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기술 기업 외에 국내 시중은행들도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KEB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을 활용해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경을 넘어 지구촌이 단일 송금체계로 운영되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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