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부산시 ‘블록체인’ 특구 기획을 이끌어왔던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블록체인 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는 건설사 유착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물러나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 부시장은 지난달 31일 “현재와 같이 왜곡된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시정에 전념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한 부산시의 부담을 덜기 위해 결정했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산 ‘블록체인 특구 기획단’ 단장으로서, 그간 블록체인 산업 양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ICO(암호화폐 공개) 등 암호화폐 활용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을 내비치며 블록체인 특구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해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현직 고위 공무원 가운데 드물게 ‘블록체인’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던 인사로, 유 부시장의 사의 표명에 업계는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당장 부산 블록체인 특구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관련 사업이 동력을 잃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부산시와 특구 관련 논의 중인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 관련 사업 내용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와 활발히 논의 중에 있다”며 “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기존에 논의됐던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부산시로 이전하려던 계획은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당장 우리도 부산 진출을 위한 사업 계획을 준비 중이었는데, 부산시 블록체인 정책을 진두지휘해 온 유 부시장의 사의 표명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해지거나 정책상 변화가 발생할 지 여부 등 상황을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대해 정부가 부정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 부시장은 부산 특구를 통해 디지털 자산 거래 관련 종합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내비쳤던 인물이다. 실제 부산시는 부산은행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된 ‘디지털바우처’를 발행하고, 물류, 관광, 공공안전 등 지역 사업과 금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부산형 블록체인 이코노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유 부시장은 ‘암호화폐’와 관련해 여러 친화적 발언을 쏟아낸 거의 유일한 정부측 인사”라며 “암호화폐 관련 정책을 이제 특구에서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유 부시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부산시는 아직 확인된 사안이 없는 만큼 향후 추이를 살핀 후 사표 수리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난달 31일 “특별히 확인된 사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시장 개인은 물론 부산시정에까지 어려움을 주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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