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블록체인이 뭔지 모른다. 은행보다 더 편하고 덜 불안하게 크로스를 이용해 태국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지난 3일 블록미디어가 만난 태국인 자크라웃(JAKKRAWUT)(35) 씨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의 고객이다. 크로스는 블록체인 기업 코인원트랜스퍼가 2018년 10월 출시한 해외송금 서비스다. 기반 기술은 리플(Ripple)의 엑스커런트(xCurrent) 솔루션이다. 현재 크로스는 태국 시암상업은행(SCB)과 제휴를 맺고 있어, SCB 계좌에 바로 송금된다.
자크라웃은 한국 생활 3년 차 외국인 노동자다. 크로스를 접하기 전 그는 국내 한 은행에서 지원하는 해외송금용 통장을 통해 태국에 사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냈다. 자크라웃은 “은행을 이용하면 주말에 송금할 수 없고, 송금이 완료되기까지 적어도 하루는 걸렸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단 2분이면 태국에 사는 가족들의 현지 계좌에 돈을 송금할 수 있다. 크로스를 통해서다. 그가 크로스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빠른 속도’ 때문이다. 그는 SNS 크로스 광고에 적힌 ‘5분 안에 송금이 완료된다’는 문구를 보고 사용하게 됐다. 자크라웃은 “처음에 한 번 테스트용으로 돈을 보내봤고, 10분 안에 송금이 안되면 콜센터에 전화하려 했다”며 “당시 주말이었는데, 은행과 다르게 주말에도 연락 채널망이 있어 오히려 은행보다 덜 불안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크로스는 콜센터를 주말·공휴일에도 운영한다.
수수료도 대폭 줄었다. 현재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해외 송금할 경우 송금 수수료만 건당 3000원, 전신료 5000원, 사후관리 수수료 5000원 등 여러 수수료가 발생한다. 크로스를 이용해 태국으로 100만원 이하를 송금할 경우 수수료는 5000원이다. 자크라웃은 “가족 구성원 별로 각각의 계좌에 필요한 만큼 돈을 송금하기 편해졌다”며 “특히 가족들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에도 해당 상점 계좌로 송금하는 편리성도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가 은행보다 빠르고 저렴한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크라웃은 블록체인을 모른다. 그는 “크로스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는지 몰랐다”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기술을 어디에 쓰는지, 어떻게 하는 건지, 안전한 건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기술은 몰라도 송금을 하고 받는 ‘완료’ 메시지, 주말에도 문의할 수 있는 콜센터 등이 있어 충분히 안전한 서비스라고 인지하고 있었다.
◆ 코인원트랜스퍼, “외국인 노동자 맞춤형 서비스 주력…추후엔 암호화폐 활용도”
이미 블록체인 상용화 부분에서 ‘해외 송금’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블록데이터(Blockdata)에 따르면 지난 9년 동안 39개의 블록체인 송금 프로젝트가 생겨났으며, 블록체인 기반 송금 시장도 47% 성장했다. 비자(VISA)가 BTL그룹이 보유한 블록체인 기반 은행 간 청산결제플랫폼인 ‘인터비트(Interbit)’를 활용하는 것처럼, 기존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들도 블록체인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코인원트랜스퍼의 ‘크로스’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 중 최초로 기획재정부로부터 해외송금업 라이센스를 획득해 2017년 말 공식 출범했다. 현재 송금 가능국은 중국, 태국, 베트남 포함 총 11개국이며, 현지 은행들과의 제휴를 통해 모두 계좌 입금이 가능하다. 크로스 고객들은 별도의 환전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현재 크로스를 통한 송금 규모는 매달 평균 55% 씩 늘어나고 있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 코인원트랜스퍼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송금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실제 소액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전 코인원트랜스퍼가 준비하고 있던 사업 모델은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였다.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코인원트랜스퍼는 블록체인 기술 솔루션인 리플의 엑스커런트(xCurrent)만 적용해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코인원트랜스퍼 관계자는 “추후 암호화폐를 활용한 송금이 가능하도록 법적인 제도가 마련되면, 바로 수행할만한 기술적인 요건은 마련됐다”고 말했다.
현재 코인원트랜스퍼는 주 고객층인 ‘외국인노동자’ 니즈에 맞춘 서비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코인원트랜스퍼 관계자는 “외국인노동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송금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국가를 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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