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로 불리는 디파이가 향후에는 현 금융시스템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주거나, 맡긴 암호화폐를 담보로 다른 암호화폐를 빌릴 수 있는 여러 디파이 상품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의 투자 수단 및 시장 대응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블록미디어>는 ‘넥스트 파이낸스, 디지털 자산(가제)’ 저자로 참여한 차두휘 장외파생상품 전문가를 만나 디파이의 의미와 미래 금융시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지털 자산은 ㅇㅇㅇ이다. 단어에 비유한다면.
“디지털 자산은 누드다. 디지털화된 자산은 (부동산이든 그림이든) 본래 그 자산 ‘자체’만으로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개비용도 필요없다.”
– 디파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계기가 무엇인가.
“메이커다오(MakerDAO)와 컴파운드(Compound)를 알고 디파이의 매력을 느꼈다. 탈중앙화된 자산을 대출하고 예치하는 등의 플랫폼들이다. 특히 부동산같은 자산을 토큰화해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메이커다오는 미국 탈중앙 금융 프로젝트로, 이더리움을 담보로 미국 달러 가치와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 다이를 발행해 대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컴파운드 또한 이더리움과 ERC-20 표준을 따르는 특정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이자를 주고,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블릭 플랫폼이다.)
–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모든 서비스를 디파이로 인지하기도 한다. 디파이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넓은 의미에서 블록체인에 활용되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중앙화된 서비스인데 암호화폐가 활용되면 디파이로 보는 이도 있다.
하지만 디파이는 메이커다오나 컴파운드처럼 탈중앙화된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이다. 은행들이 제공하는 전산망 대신 공공 ‘블록체인’ 전산망이 활용된다.
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오픈뱅킹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오픈뱅킹은 금융기관 간의 연결이다. 은행간에 서로 공유된 계좌나 금융상품 정보를 제3자인 핀테크 서비스업체에게도 제공하게 된다. 핀테크 업체들은 데이터와 IT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고객과의 접점이 생기면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디파이는 은행들이 제공하는 전산망 대신에 공공 ‘블록체인’이 활용된다.”
– 현재 오픈뱅킹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왜 블록체인을 써야 하나.
“우선 블록체인을 통해 전통금융기관이 해결할 수 없는 ‘신용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 신용위험은 2008년 금융위기때처럼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것과 같은 위험을 의미한다. 디파이에서는 중개 기관이 사라지고, 누구나 검증 가능한 오픈소스 기반 금융시스템이기 때문에 신용 위험이 줄어든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운영위험도 줄어든다. 운영위험은 해킹을 당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적인 리스크를 말한다. 기존 금융회사에서는 사내 내부에서만 금융시스템을 개발한다. 고객들이 여기에 접근할 수 없다. 하지만 디파이는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설계된 코드를 들여다볼 수 있고 건의를 해서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운영위험 측면에서 디파이는 기존 금융시스템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은 메이커다오의 다이처럼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디파이가 대중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는 어떠한 계기로 디파이 대중화를 맞게 될까.
“세가지를 말할 수 있다. 우선은 앞서 언급한 신용위험과 운영위험을 우리 사회가 인지하고 공감하게 되는 계기가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투자자와 투자자산의 국경을 넘어 ‘연결’이 가능해지는 환경이다. 예를 들어 인도에 괜찮은 자산이 있는데, 이를 연결해주는 통로가 없으면 잠재적 투자자들은 이를 모른다. 현재 비금융권 인구가 17억명인데, 이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자산 투자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고 해보자. 이들이 물론 유럽이나 미국, 중국에 비해 경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들을 모두 합쳐 연결한다고 했을 때 폭발력은 무시못할 것이다.
마지막은 ‘제도화’다. 홍콩에 가면 비트코인을 가지고 채권을 발행해 주는 곳이 있다. 2년여 전, 암화화폐를 국내로 들여와 금융상품화 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제도의 미비로 관계당국에서는 허가 하기 어려웠다. 결국 제도화가 해결돼야 디파이도 가능한 부분이다”
– 현재 금융 시스템과 디파이는 공존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공존을 잘 할 것이다. 은행이 망할 것이란 소리는 수년동안 있어 왔지만, 결국 망하지 않았다. 결국 은행에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도 이를 받아들여야 바뀐다는 것이다. 현재 부를 쥐고 있는 세대는 40~60년대생이다. 디파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세대는 최소한 80년대 생부터다.
부가 디파이 관심 세대로 이전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디파이 시장이 커지는데도 현재로선 시간이 요구된다. 특히 국내는 미국의 금융제도를 따라가며 관련 제도화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은행들도 점차 디파이 상품에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고, 국가 간 연결망도 갖춰질 것이다. 이 때문에 현 금융시스템과 디파이 간 공존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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