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이 제공하는 온체인 데이터에 여러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체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공시 플랫폼으로는 국내에 쟁글(Xangle)이 있으며, 이와 유사한 해외 암호화폐 리서치 기업 메사리(Messari) 등도 온체인 데이터를 가공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연구소 헥슬란트는 ‘암호화폐 공시, 이대로 충분한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공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온·오프체인 데이터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 내에서 발생하는 거래 내역을 기록한 정보다. 공시 플랫폼은 온체인 데이터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소유관계나 암호화폐 사용성, 신규 유저 유입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반면 오프체인 데이터는 프로젝트 팀원, 로드맵 진행 상황이나 파트너십 체결 등 온체인 데이터를 제외한 정보를 의미한다. 다만, 공시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오프체인 데이터의 경우 블록체인 기업이 공시 플랫폼 사업자에게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는 현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의 한계점으로 반복 지적돼 왔다.
◆ “온전한 ‘온체인 데이터’ 공시 한계 있다”
업계는 블록체인 시장에서도 공시 기능을 통해 시장의 건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적극 공감하면서도, 모든 온체인 데이터를 공시화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공시 플랫폼은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 기록된 정보를 보여주는 정보 사이트를 통해 온체인 데이터를 가져온다. 이더리움의 경우, 이더스캔(Etherscan)이라는 정보 사이트가 이에 해당된다. 이 곳에서는 이더리움이나 이더리움 기반 토큰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전송되는 거래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자사 토큰 거래 속도를 높이고자 중앙화된 방식의 자체 지갑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이 지갑에서만 발생하는 거래 내역은 온체인에 남지 않고 지갑 자산이 다른 지갑 등 외부로 출금될 때에서야 온체인에 기록이 남는다.
헥슬란트가 인용한 예시에 따르면, A재단은 B사의 중앙화된 지갑 서비스를 활용해 토큰을 배포하고 관리하고 있다. B사는 A재단 지갑과 A토큰을 소유한 투자자 지갑을 함께 관리한다. 이 경우, A토큰이 B사 지갑을 통해 외부로 출금되기 전에 B사 지갑에서 A토큰이 어떻게 활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 B사가 공시 플랫폼 기업에 오더북(거래주문장부)을 제공하지 않는 한, 공시 플랫폼을 통해 B사의 거래 내역은 확인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 공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지갑 수와 거래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시장 수요 등을 확인할 수 없다”며 “특히 유틸리티 토큰의 경우, 토큰을 사용할 수 있는 지갑이나 플랫폼 내에서 발생하는 거래 내역을 볼 수 없으면 사용 활성화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최지혜 헥슬란트 수석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현재로서는 온체인 데이터 기반의 공시가 실질 효용성보다는 투명성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그나마도 거래소 등의 거래 내역이 공유되는 게 아니라면 온전한 실현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른 메인넷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계속해서 발생하더라도, 이를 온체인 데이터로 끌어와 공시에 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공시 플랫폼이 프로젝트의 이전 메인넷과 전환된 이후 메인넷을 모두 지원해야만 지속적으로 온체인 데이터를 공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공시 플랫폼 쟁글에서는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온체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프로젝트들의 온체인 데이터 공시를 위해 향후 쟁글은 자체 메인넷으로 운영되고 있는 TTC 등 다른 메인넷들의 온체인 정보 공개도 늘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온체인 데이터를 가공해 투자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체인에 거래 기록이 확인돼도, 해석이 불가능한 데이터인 ‘언노운(unknown) 데이터’가 있는데, 이 데이터 가운데 ‘블랙리스트와 접촉한 이력이 있는가’ 등의 질문에 답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실제 지갑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술 도입 또는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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