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강한 상승 탄력에 월가의 투자자들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가 호재로 꼽히지만 최고치 랠리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호재 없이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또 최고치, 즐겨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90.85포인트(0.68%) 상승한 2만8066.4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3.35포인트(0.75%) 오른 3133.6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12.60포인트(1.32%) 랠리하며 8632.49에 마감했다.
중국 환구시보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매우 임박했다고 보도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하지만 신문은 양국 협상 팀이 관세 철회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철회 대상의 관세 항목과 폭에 대해 이견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중국은 내달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를 보류하는 것은 물론이고 9월 실시한 1120억달러에 대한 15% 관세와 2500억달러 물량에 대한 25% 관세 역시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에 관세 조정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협상 팀은 힘겨루기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시 대표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1단계 합의로 더 이상 무역 전면전이 고조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기존 관세가 철회될 가능성은 낮고, 때문에 경제 성장률의 반등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INTL FC스톤의 유세프 압바시 이사 역시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합의에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주식시장은 잠재적인 타결 가능성을 미리 즐기자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IT 섹터가 이날 뉴욕증시의 랠리를 주도했다. 반도체 칩 업체 엔비디아가 모간 스탠리의 ‘비중 확대’ 투자 의견에 힘입어 4% 선에서 뛰었고, 인텔과 애플, 아마존 등 IT 대표 종목이 일제히 2% 내외로 상승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IT 종목이 뉴욕증시의 상승을 주도, 극심한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가톤급 기업 인수합병(M&A) 소식도 이날 월가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온라인 증권업체 찰스 슈왑이 경쟁사인 TD아메리트레이드를 2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명품 업체 LVMH는 보석 업체 티파니를 162억달러에 인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베이는 온라인 티켓 거래 업체인 스텁허브를 비아고고에 매각할 계획이다. M&A 규모는 40억달러. 이 밖에 인수 제안을 거부한 휴렉 팩커드(HP)에 적대적 인수 의사를 내비친 제록스의 행보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찰스 슈왑과 TD아메리트레이드가 각각 2%와 7% 선에서 상승했고, 티파니는 6% 치솟았다. 이베이도 2% 가량 뛰었다.
이 밖에 우버가 런던 라이선스 갱신이 막히면서 시장 퇴출 위기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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