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강주현 인턴기자] 올해 상반기만 해도 상위 거래량에 위치했던 국내 채굴형 거래소들이 일제히 거래량 순위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거래소 순위 정보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지난 3월만 해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거래량 상위 5위 거래소 중 1위(빗썸)와 3위(업비트)를 제외하면 3개 거래소 모두 채굴형 거래소들이었다. 당시 2위는 코인빗, 4위는 비트소닉, 5위와 6위는 각각 캐셔레스트와 코인제스트였다.
현재 이들은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거래소 자체 토큰 가치와 관련 마케팅이 실패하면서 존재감이 점점 사그라들기 시작한 것이다. 3일 코인힐스에 따르면 코인제스트는 138위, 비트소닉 140위, 코인빗 171위, 그리고 캐셔레스트는 100위권대에 들지도 못했다.
◆ 활용 가치 증명 못한 거래소 토큰…일제히 하락세
올해 초기 채굴형 거래소는 대개 거래소 성장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등장했다. 이 때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토큰’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투자자가 지불하는 거래 수수료를 토큰으로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중 일부를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토큰’으로 이용자에게 환급해주는 것이다. 즉, 채굴 방식이 ‘거래’고, 이 보상으로 지불한 거래 수수료만큼 동일한 가치를 거래소 자체 암호화폐로 받는 것이다.
캐셔레스트의 캡(CAP), 코인제스트의 코즈플러스(COZP), 코인빗의 덱스(DEX), 비트소닉의 비트소닉코인(BSC) 등이 거래 수수료를 환급해주는 방식을 활용했다.
하지만 위의 방식대로 거래소 토큰을 운영하는 거래소가 토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거래를 발생시켜야 한다.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 거래소는 바이백, 하한가 정책, 거래량에 비례한 토큰 보상 이벤트, 상당투표 수단 이용 등을 내놨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트소닉의 하한가 정책을 적용한 바이백 이벤트다. 바이백은 거래소가 약속한 시점에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를 정해진 물량만큼 사들이는 것이다. 비트소닉은 비트소닉코인(BSC) 바이백 이벤트 당시 정해진 가격 이하로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한가 정책도 적용했다.
캐셔레스트의 경우 상장투표에 캡(CAP)을 활용하거나, 지난 10월에는 캡페이 몰(CAPay mall)을 열어 결제 수단으로도 이용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채굴형 거래소의 코인들은 대개 거래 시마다 채굴되는 구조로 거래 수수료의 일부를 지급받는 방식의 모델이 대부분”이라며 “거래를 하면 할수록 지급받는 코인이 늘어나지만, 거래소 내 거래로 얻게되는 이익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성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추세를 보여주듯 거래소 토큰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기존 정책 폐지하고 결제 활용 대처안 내놓는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일부 거래소들은 거래소 토큰의 사용처를 만들거나 기존 정책을 폐지하고 있다.
지난 1일 비트소닉은 “특금법 통과를 누구보다 기다린 거래소 입장에서 향후 문제없이 실명 가상계좌 도입 및 원활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하한가를 단계별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트소닉은 10일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매일 30% 하락폭을 정해 두었다. 그 이상 하락할 경우에는 거래를 중단한다. 비트소닉의 바이백이 중단되면서 미처 팔지 못해 물려있던 사람들을 고려하면, 앞으로 30%씩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하한가 폐지가 적용된 2일 비트소닉코인(BSC) 가격은 30% 폭락했으며, 이튿날에도 30% 가까이 내렸다.
하지만 비트소닉 결단에 대한 업계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특금법 관련 어떠한 우려 사항과 정책 준수 목적으로 이번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특히 이러한 조치를 공지 바로 다음날부터 적용한 것은 투자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비트소닉 관계자는 “특금법이 향후 통과되면 거래소도 신고제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데, 구체적인 실행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제도권 진입을 위한 전반적인 대비 과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내년 1분기 베트남에 거래소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반적인 사업 움직임이 토큰 가치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토큰 전용 결제 마켓을 열어 이용처를 넓히는 곳도 있다. 캐셔레스트는 자체 토큰 캡(CAP)과 테더(USDT)로 결제할 수 있는 캠페이 몰(CAPay Mall)을 연데 이어, 코인빗 또한 덱스(DEX)를 이용해 결제가 가능한 덱스 페이(DEX PAY)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범용성’ 측면에서 거래소 토큰의 파급력이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대개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만든 쇼핑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설사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를 맺어 거래소 토큰이 통용된다 하더라도, 거래소 이용자들에겐 좋은 소식일수 있지만 토큰을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거래소가 거래소 토큰을 채굴 모델로 계속 가져갈지, 유틸리티 토큰으로 탈바꿈을 선택할 지 정체성을 정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다만 시장이 현재 죽은 상황에서 중소형 거래소가 토큰 활용처를 만들어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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