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공식 발표했지만 뉴욕증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15일로 예정됐던 추가 관세가 보류된 것은 물론이고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가 인하됐지만 월가에 잔치는 없었다.
이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최고치 랠리 과정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의 농산물 수입을 포함해 합의안 이행을 둘러싼 마찰의 불씨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이날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3.33포인트(0.01%) 소폭 오른 2만8135.3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0.23포인트(0.01%) 상승한 3168.8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7.56포인트(0.20%) 오른 8734.88에 마감했다.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공식 발표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합의 사실을 알린 한편 15일 시행 예정이었던 156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를 유예하는 한편 9월 시행한 112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7.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가 반응에 대해 브린 모 트러스트의 제프 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전날 최고치 랠리와 최근까지 강세 이어진 강세 흐름에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이미 반영됐다”며 “이날 주가가 미지근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시장은 합의 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FBB 캐피탈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이사는 “투자자들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모습”이라며 “협상 타결은 지난 10월부터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협상 내용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트레이딩 부문 부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1단계 합의의 알맹이가 시장의 기대에 미달했다”고 말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노디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관세 전면전의 리스크가 진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공식 서명이 이뤄질 때까지 하지만 세부 내용에 대한 조율을 좀 더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영국의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걸림돌이 해소됐지만 이 역시 이날 뉴욕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11월 미 소매 판매가 전월에 비해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0.5%에 못 미치는 결과다.
다만 11월 수입 물가는 0.2% 상승해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10월 기업 재고는 전월에 비해 0.2% 늘어났다.
종목별로는 애플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연말 추가 관세를 모면한 데 대한 안도감에 1% 가량 뛰었고, 인텔도 1% 이내로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 칩 섹터는 약세를 나타냈다. 브로드컴이 4분기 어닝 충격에 4% 가량 급락했고, 퀄컴도 1% 가까이 밀렸다.
오라클은 3분기 매출 부진에 3% 이상 떨어졌고, 코스트코 홀세일스 역시 매출 증가 폭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2% 가량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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