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암호경제가 제시한 비전은 기존 경제 시스템과 독립적으로 하나의 경제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것”
18일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9년 한국은행 전자금융 세미나에서 장중혁 아톰릭스 랩 이사는 이같이 말했다.
암호경제가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 그는 ▲자유주의 ▲인터넷 초국가기업 ▲EU-중국 등을 꼽았다. 장 이사는 “중앙화된 금융 기관에 의해 지배되는 신용통화 시스템이 불합리적이라고 여겨온 인식이 쌓여왔고, 그간 경제 시스템에서 국경을 초월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 발생이 문제점으로 반복 지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리브라처럼 인터넷 기업들은 국가를 초월하는 공동의 화폐 시스템을 구현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EU와 중국의 경우, 달러가 중심이 된 달러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목적으로 암호경제를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는 현재 암호화폐 버블이 완화되고, 기관 참여가 늘어나면서 암호화폐 거래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현재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또 기존 금융권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투자나 커스터디 영역에서 진입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세계은행에서는 지난해 8월 블록체인 기반 채권 ‘본드 아이(Bond-i)’을 발행했다.
이러한 전통 금융권 동행에 대해 그는 진정한 암호경제 구현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장 이사는 “세계은행 채권 사례의 경우도, 빌려준 돈을 받을 권리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이라며 “이는 (탈중앙화된) 비트코인 장부 성격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되는 장부는 ‘받을 권리’에 대한 장부가 아닌, (실제 거래가 오간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현금주의 장부 성격이 크다”고 덧붙였다.
본드아이는 결국 기존 법정화폐 기반 금융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고, 이를 암호경제에서 구현할 시에는 특정 기관이나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온체인(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탈중앙화된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컴퓨팅’을 입증했다고 보고, 이 시스템이 더 발전하면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사회 경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는 암호경제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온전한 암호경제 시스템의 발달이 더딘 점에 대해 인정했다. 장 이사는 “완전한 탈중앙 컴퓨팅이 느리고 비용이 든다”며 “이뿐만 아니라 현재 중앙화된 서비스가 이용자 입장에서 너무나 편리하고, 설계 기술 차원에서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단계가 암호경제의 성장기로 진단하고, 2024년부터는 프로토콜화된 암호경제 네트워크가 발전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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