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더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쏟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와 대기업 주도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득세하고 있고 이로 인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간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19년부터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정부 규제가 심한 암호화폐를 제외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우선 도입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경향성은 기존 기업이 블록체인을 적용하거나, 정부 사업을 진행하는 곳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크게 주목받았던 DID의 경우 암호화폐를 제외한 상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구축된 DID 관련 단체가 정부 사업을 기반으로 구성됐거나 대기업 중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콘루프의 기술을 사용하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의 경우 금융위원회에서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의 일환이며, 국내 통신 3사가 참여하는 ‘이니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를 계기로 구성됐다.
이들 서비스에는 블록체인이 핵심이지만 암호화폐는 찾아볼 수 없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DID 관련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가 국내에서 먼저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 국내 상황에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서비스 확산이 어렵다”면서 “정부가 샌드박스로 지정한 사업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한 서비스가 우선 상용화될 것이며 이 사업에는 당연히 암호화폐가 쓰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미 상용화된 서비스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에 처음부터 블록체인을 적용했으나 암호화폐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차이도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용자는 블록체인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다. 업계가 염원한 ‘블록체인인지 모르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분리되는 디커플링 현상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우선 상용화되는 현상이 암호화폐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는 판이 깔리고 있는 것이며, 암호화폐를 이용한 서비스들도 점차 준비를 끝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빠르게 상용화되는 것도 블록체인의 효용성이 인정되는 것”이라면서 “규제의 벽이 있긴 하지만 향후 자연스럽게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서비스들도 인정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이 우선 상용화된 후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암호화폐를 달고 나온다면 해당 서비스도 이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서 “다른 부분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블록체인 서비스의 초기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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