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블록체인 게임의 수난이 계속될 전망이다. 앱 버전의 블록체인 게임은 어플리케이션 양대 스토어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새로 등록이 어렵고, 웹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등급 거부로 출시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막힌 블록체인 게임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엠게임의 ‘귀혼 for klaytn’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 엠게임은 베타 테스터들을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모집하고 있는데, 게임명에서 확인할 수 있듯 클레이튼 기반의 블록체인 버전 게임이다. 클레이튼 버전의 귀혼에서는 그라운드X의 자체 암호화폐인 클레이(KLAY)가 거래 수단 및 결제 등에 활용될 예정이며, 향후 다양한 클레이튼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클레이는 거래소 등을 통해 실물 화폐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는 게임에서 토큰 등이 결제 및 법정화폐와 교환될 소지가 있다며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만약 등록이 되더라도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사후 검열에 의해 재심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나의 옷장’이 이와 같은 경우다.
‘귀혼 for klaytn’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테스트’ 버전이기 때문이다.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돌아가지만 실제 클레이(KLAY)가 사용되지는 않는다. 귀혼의 테스트 버전에는 그라운드X가 출시한 메인넷 ‘사이프러스’가 아닌 테스트 버전 ‘바오밥’이 이용된다. 당연히 사용되는 클레이도 바오밥 기반의 테스트 클레이다. 다른 재화로의 교환은 불가능하며, 사이프러스 기반의 실제 클레이로도 교환이 불가하다. 또한 테스트가 종료되면 해당 기간에 이용한 계정 정보와 게임 데이터는 초기화된다. 사실상 클레이튼을 활용한 게임이 구현 가능한지에 대한 테스트만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식 출시가 되면 플레이스토어에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테스트에는 테스트 클레이가 사용된다”면서 “향후 정식 버전이 플레이스토어에 올라가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귀혼을 서비스하는 엠게임 관계자는 “해당 플랫폼의 정책에 따를 것”이라면서 “시도는 해보겠지만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테스트만 하는 중이어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 대안을 찾아라… apk 직접 제공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프로젝트들이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를 떠나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직접 apk 파일(안드로이드 운영 체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설치 파일)을 올려 게임을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한 블록체인 플랫폼 제공업체 관계자는 “현재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을 진행 중인 게임들은 향후 글로벌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apk를 직접 다운받는 방식으로 서비스 될 것”이라면서 “구글 등 스토어가 막힌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 해당 게임은 여전히 이용이 불가능하다. 안드로이드의 경우처럼 파일을 직접 다운받아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탈옥(iOS 이용에 제약이 있던 것을 없애는 것)’ 시장이 작아져 이를 제공하는데 이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안드로이드 유저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규제가 까다로운 애플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까지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떠오르는 갤럭시 스토어… 카카오 비앱 스토어도 관심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게임업체들은 삼성 갤럭시 스토어를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앱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에게 자율 심사권이 있는데, 갤럭시 스토어의 경우 삼성전자에 심사권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심사를 통과한 앱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현재 갤럭시의 블록체인 월렛에는 크립토도저, 도저버드, 마이크립토히어로즈, 크립토키티 등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들이 탑재돼 있다.
현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갤럭시 스토어는 암호화폐 이용을 용인했다고 볼 수 있다. 해당 게임들은 직접 암호화폐를 이용하고 교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게임업체들도 갤럭시의 블록체인 월렛 탑재를 기회로 여긴다. 구글이나 애플만큼의 대형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블록체인 게임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블록체인 월렛의 경우 최신 버전의 갤럭시만 있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사후 규제에도 걸리지 않는 만큼 향후 게임 사업자들이 갤럭시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디앱들의 성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변수는 카카오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는 올 1분기 내로 암호화폐 지갑 ‘클립’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클립은 카카오톡에 탑재되는 암호화폐 지갑으로 향후 클레이튼 버전의 디앱이 출시될 경우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구글 및 애플과 달리 카카오에서 토큰 사용을 승인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향후 카카오 비앱 스토어가 출시된다면 그라운드X와 파트너십을 맺은 곳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는 그림이 완성된다.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립이 출시되고 카카오 비앱스토어가 열린다면 카카오톡을 통해 비앱들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 플랫폼을 확보하게 되는 것인 만큼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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