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의 지난 한 주간 움직임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힘입은 랠리와 그 이후의 하향 조정 및 범위 내 다지기로 정리된다.
비트코인은 미국과 이란간 전쟁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로 주 중반 8400달러를 넘어서며 7주 고점까지 전진했으나 전쟁 가능성이 줄면서 8000달러 아래로 후퇴했다. 이어 10일(현지시간) 7700달러선까지 하락해 최근 범위의 저점을 찍은 뒤 반등에 성공, 심리적으로 중요한 8000달러를 탈환했다.
비트코인의 다음 움직임과 관련해선 추가 반등과 재하락 견해가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8000달러 부근에서 조금 더 다지기 과정을 밟을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때문에 내주 암호화폐 시장에선 일단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단서 찾기가 계속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의 최근 한달 가격과 거래량 추이
비트코인의 하락을 점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최근 반등이 미국과 이란간 전쟁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비트코인이 다시 후퇴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암호화폐 분석가 조시 레이저는 비트코인의 유일한 단기 강세 전망 근거는 지정학적 뉴스와 루머였지만 상황이 변화됐다면서 비트코인은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더 큰 폭 후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혼헤어스는 비트코인의 주간 종가(UTC 기준 12일)가 7870달러 보다 낮으면 강세론자들은 함정에 빠지고 비트코인은 6000달러를 향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때문에 앞으로 며칠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긍정론자들은 비트코인의 최근 반등이 가능했던 것은 지정학적 긴장 이외에 금년 5월 반감기 등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비트코인이 금주 중반부터 조정을 겪었지만 주요 지지선들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추가 반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와이스 레이팅스의 후안 빌라베르데 에디터는 9일 공개한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비트코인의 이번 랠리를 촉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은 이미 그 사건 이전에 사이클 저점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난해 11월 25일과 12월 18일 두 차례 6500달러의 저점을 찍으며 만들어낸 이중 바닥이 미국 – 이란 긴장 고조를 통해 80일 사이클의 저점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 차트 분석가 옴카르 고드볼레는 비트코인이 이번 주 고점에서 후퇴한 것은 보다 큰 폭 상승을 위한 건전한 조정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비트코인이 8463달러에서 7700달러까지 하락하는 동안 거래량이 많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이런 경우 대개 조정 기간이 길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뉴욕시간 오후 3시 52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2.13% 오른 8076.05달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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