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가 연일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클립 출시를 연기한데 이어 클라우드 블록체인 서비스도 무산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또한 블록체인 업계 내부에서는 클레이튼을 진정한 블록체인으로 볼 수 없다며 비판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라운드X 측은 “소문은 사실과 다르며 발표 시점에 맞춰 현재 순조롭게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 내부에는 그라운드X의 클라우드 블록체인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9월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PaaS(Platform as a service)’를 2020년 출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지만 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라운드X 측은 “출시 시점을 맞추기 위해 현재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다른 부분에서도 연기가 계속되어 왔다는 점을 들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 반복되는 출시 연기… 카카오 탓?
그라운드X는 지난해 8월 카카오의 암호화폐 지갑 ‘클립’을 출시하겠다며 카카오톡에 티저 페이지를 공개했다. 클립은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보관뿐만 아니라 클레이 기반의 비앱(Blockchain Appllication) 관련 토큰을 지원할 예정이었기에 당시 업계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카카오에 탑재되는 클립은 당초 2019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클립 출시 일정이 2020년으로 연기된 사실이 전해졌다. 그라운드X는 당시 파트너사 임원들만 참석한 세미나에서 클립 출시 일정이 2020년으로 연기됐다고 알렸다. 당시 클립은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아 출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미룬 것으로 해석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서밋 2019’를 통해 2020년 상반기 내에 클립을 출시하겠다고 일정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라운드X는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영향력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암호화폐 사업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이것이 그라운드X의 일정이 계속 바뀌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라운드X의 연기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10월 실행한 블록체인 경진 프로그램 ‘클레이튼 호라이즌’도 연기를 거듭한 끝에 진행됐다. 이로 인해 당시 참여를 고려했던 프로젝트들 중 일부가 참여를 철회하기도 했다. 당시 참여를 철회했던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호라이즌 일정이 미뤄지면서 내부 일정과 겹치는 부분이 생겨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시기가 계속 달라져 일정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 진정한 블록체인 아냐… 비판도
카카오의 클레이튼 자체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있다. 클레이튼을 진정한 블록체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정신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겉모습만 블록체인이지 실제는 블록체인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탈중앙화 플랫폼이 아니라는게 가장 큰 이유다. 그는 “카카오로 인해 블록체인과 비슷한 것이 대중화 될 수는 있겠지만 진짜 블록체인이 대중화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튼이 이더리움을 포크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비판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 정도 되는 회사가 독립적인 메인넷 구축을 포기하고 이더리움을 선택한 것은 결국 기술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개발 인력이 퇴사한 것도 메인넷 개발과 관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래 그라운드X는 새로운 메인넷 개발을 추진했지만 기술적 한계를 느끼고 이더리움을 포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추진한 블록체인이 이더리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그라운드X “일정 맞추기 위해 노력중… 문제없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그라운드X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 무산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시기를 맞추기 위해 현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립 출시와 관련해서도 아직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반기 내 출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로써는 연기 등의 계획이 없다”면서 “상반기 내에 정상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현재 카카오톡 내 티저페이지 위치에 그대로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 상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검토 단계라기 보다는 결정된 사항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클레이는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만 상장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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