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DID(Decentralized Identifier)를 두고 엇갈린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각종 인증들이 영역을 달리함에 따라 DID는 인증의 한 분야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과 DID는 단순 인증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 DID도 인증수단 중 하나로 존재하게 될 것
최근 업계에는 DID를 너무 광범위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늘어나고 있다. DID가 만능은 아니며 인증 수단의 하나로 존재하게 될 뿐이라는 의견이다. 이들의 주장은 현실적인 문제가 포함돼 있다. 헤게모니를 가진 기업들이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현 인증 시스템을 고수할 것이라는 것과 공인된 발행기관이 존재하는 인증 시스템의 신뢰성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2019년 블록체인 업계를 정리하며 DID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표 대표는 “DID는 은행이나 통신사 등 종전 소셜 로그인을 쓰지 않던 서비스들에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구글이나 네이버 등 특정 기업이 운영하는 인증 서비스가 죽거나 점유율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ID 얼라이언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기혁 한국 FIDO 산업포럼 회장은 인증 수단으로서 DID는 기존 인증과 분리돼 이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참치 시장이 회 시장과 통조림 시장 등으로 나뉘듯 인증 시장도 나뉘어 발전할 것”이라면서 “인증이라는 재료를 봤을 때 공인인증은 인증의 비중이 중요한 곳으로 옮겨갈 것이며 DID는 간편 식별 등의 영역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DID, 단순 인증 아냐… 거의 모든 곳에 쓰일 것
반면 DID는 그 영역을 확대하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DID를 단순 인증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과 정보의 디지털화에 주목해 DID의 확산을 예상했다.
메타디움 박훈 대표는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DID의 미래에 대해 “회사 측면에서는 서비스 개발에 백엔드(사용자 데이터 관리 등)팀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사이트 로그인 기능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또한 “소셜 어트리뷰션, 사물인터넷 등에도 DID가 이용될 것”이라면서 “DID가 포괄적이고 어려운 개념이지만 반대로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어마어마하게 넓다”고 설명했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를 주도하고 있는 아이콘루프의 김종협 대표도 “개인 데이터 주권이 거대 기업에서 개인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DID를 통해 사용자 아이텐티티를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가 모일 것이고 비즈니스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ID가 단순 인증을 넘어 데이터 주권의 문제로 확장돼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비스 적용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있다. SK텔레콤 이미연 블록체인 사업개발유닛 팀장은 지난해 마이데이터 컨퍼런스에서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을 설명하며 “신분증, 학생증, 사원증, 각종 제·증명, 계약서 등을 디지털 형태로 보관·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DID 관련 한 업계 관계자도 향후 여권까지 DID를 통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다른 국가들과도 연계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분증 대체는 물론이고 여권 없이도 DID를 통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세상이 분명히 온다”면서 “단순 인증을 넘어 필요한 정보만 이용해 나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시스템이 DID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장애물도 있다. 사용처가 확보돼야 하며 법·제도도 정비돼야 한다. 그는 “당장 기술이 만들어졌다 해도 사용처도 확보해야 하고 법적 문제도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 “공인인증서처럼 국가가 나서 기술을 퍼트린다면 조기 상용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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