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 서명 소식에 사상 최고치로 화답했다. 다만 지속되는 관세 정책 등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자 지난해 시장을 짓눌렀던 대형 악재가 사라졌다는 안도감이 확산되며 장중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하지만 대중 관세 유지 등 남은 이슈에 시선이 고정되면서 지수들은 장중 고점에서는 다소 후퇴했다.
1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2만9127.5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전날보다 90.55포인트(0.31%) 오른 2만9030.22에 마감됐다.
S&P500 지수는 장중 3298.66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장 후반에는 6.14포인트(0.19%) 상승한 3289.29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로도 역대 최고치 수준이다. 나스닥 지수는 9298.82로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날보다 7.37포인트(0.08%) 전진한 9258.70에 마감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서명식에 참석한 류허 중국 부총리는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이번 1단계 합의로 양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이득을 볼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합의에서는 중국이 최소 20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농산물 및 기타 제품을 향후 2년에 거쳐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점 등이 핵심 내용으로 꼽힌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마켓츠 선임 글로벌 거시전략가 마빈 로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소식은 잠재적인 긴장 완화와 올해 그러한 긴장 해소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조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내내 거대 리스크가 됐던 이 무역 악재를 올해 제외하게 되면 시장에는 자신감이 붙을 것이며, 굳이 경제적 호재가 아니더라도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서명식에 들뜬 분위기도 잠시, 트레이더들은 여전한 대중 관세 정책 지속과 중국의 약속 이행 가능성 등을 둘러싼 회의론에 시선을 고정하며 불안감을 보였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양측 간 2단계 협상이 당장 개시되긴 어려울 것이며, 단기적으로 중국에 부과된 미국의 관세가 해제되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한편 시장은 이날 나온 실적 소식들도 주목했다.
골드만삭스와 블랙록, 유나이티드헬스, PNC파이낸셜 등이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양호한 실적 시즌 분위기를 이어갔다.
앞서 팩트셋이 지난 4분기 S&P500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2% 후퇴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지만, UBS GWM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헤펠레는 “부진한 이익 성장세를 보였던 미국 기업들에게 이번 실적 시즌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UBS는 올해 미국 기업들의 EPS(주당순이익) 성장 전망치를 6%로 소폭 상향했다”고 말했다.
개별주 중에는 실망스러운 홀리데이 시즌 동일점포 매출을 발표한 타겟 주가가 7% 가까이 폭락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