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아직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위기를 선포할 때가 아니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한 마디에 장중 낙폭을 만회했다.
WHO는 이틀 동안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 위원회를 열고 논의를 가진 뒤 우한 폐렴에 대해 아직은 ‘국제 공공보건 위기'(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2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2만8966.98포인트까지 밀렸다가 전날 대비 26.18포인트(0.09%) 후퇴한 2만9160.0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79포인트(0.11%) 오른 3325.54로 거래를 마쳤으며,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8.71포인트(0.20%) 전진한 9402.48로 마감했다.
우한 폐렴으로 현재까지 18명이 사망하고, 공식 감염자는 600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되자 투자자들은 우한 폐렴이 2000년대 초 광둥성에서 확산, 80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스(Sars, 중증호흡기질환)보다 더 큰 경제적 충격을 초래할 것이란 불안감을 보였다.
중국 정부가 이날 우한 폐렴 추가 확산을 막고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비롯해 인근도시인 황강(黃岡)과 어우저우(鄂州) 시도 봉쇄하는 데 이어, 수도 베이징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자금성(紫禁城)도 폐쇄에 들어가는 등 특단의 조치를 내놓자 긴장감은 고조됐다.
UBS 미국 소비자 분석가 로버트 사뮤엘스는 “불안한 소비자들이 우한 폐렴 확산을 우려해 집에 머물면서 중국에 익스포저를 갖는 미국 기업들이 수요 감소로 인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WHO의 중국 담당 대표 가우덴 갈레아는 로이터 통신에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과 황강 등을 봉쇄한 것은 WHO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국제 공공보건 위기’ 선포도 아직은 이르다는 WHO 판단이 공개되면서 불안감은 다소 진정됐다.
다만 TD증권 유럽 통화전략대표 네드 럼펠틴은 “궁극적으로 우한 폐렴은 천천히 진행되는, 그러나 시장에는 수일이 아닌 수 개월의 파급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재료”라며 경계감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을 보였다.
NBC유니버설 모기업 컴캐스트와 트래블러스는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주가는 3%, 5%씩 내렸다.
오히려 앞서 실적을 발표했던 넷플릭스가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목표주가 상향 소식 등에 환호하며 이날 7.24% 급등, 올 들어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구겐하임은 넷플릭스 목표 주가를 400달러에서 420달러로 높여 잡았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의 12% 이상이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70% 정도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1000건으로 전주 대비 6000건이 늘었으며, 전문가 예상치 21만5000건에는 다소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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