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코로나19(COVID)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대유행)’ 선언에 급락, 다우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전날 증시를 띄웠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 기대감은 WHO의 팬데믹 선언과 함께 빠르게 후퇴했다.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 대비 1464.94포인트(5.86%) 급락한 2만3553.22로 마감됐다. 지수는 일중 역대 최고치 대비 최소 20%가 떨어진 2만3641.14포인트를 뚫고 내려가면서 공식 약세장에 진입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40.85포인트(4.89%) 밀린 2741.38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92.20포인트(4.70%) 후퇴한 7952.05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 5거래일 중 4번을 하락으로 마무리했다. S&P500지수의 경우 연초 대비 15.15%가 밀려 작년 2월 11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며, 나스닥은 연초 대비 11.37% 빠진 상태다.
이날 본격 매도세를 촉발한 것은 WHO로, 전날까지만 해도 팬데믹 선언에 머뭇거리던 WHO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2만1000명을 넘어서자 입장을 바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과 격렬함, 무대책의 걱정스러운 수준에 대해 심히 우려한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말까지 급여세율을 0%로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코로나19 대응을 논의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대규모 경기 부양은 의회를 신속히 통과할 수 없다면서 소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혀 투자 실망감을 초래했다.
KBW 워싱턴 정책애널리스트 브라이언 가드너는 “백악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재정 부양책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이 실망한 모습이었다”면서 “다만 아직 논의 초기이며, 정책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 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항공 및 크루즈관련주들은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했다.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젯블루는 모두 4% 넘는 낙폭을 기록했고, 노르웨지안 크루즈라인과 카니발은 각각 27%, 10%씩 폭락했다.
은행주 역시 전반적인 하락을 연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는 4% 넘게 밀렸고, 씨티그룹은 8% 넘게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6% 넘게 하락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