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람간 접촉 및 이동성이 제한되면서 우리 사회에 여러가지 변화가 오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의 폭발적 증가와 홀대받던 지역화폐의 재조명, 그리고 이와 관련된 블록체인 산업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9일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는 1만명을 넘어섰고 정부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면서 실천하기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가 만들어낸 ‘디지털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기업들도 재택근무 등을 통해 대면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하며 접촉을 최대한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배달업계다. 지난달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오더 서비스 주문이 20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도 출시 4개월만에 10배나 뛰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비대면 접촉의 증가로 배달 주문도 폭증한 탓이다. 배민오더는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비대면 주문·결제 서비스다.
또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업체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재택근무로 화상회의가 늘어나고 초·중·고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온라인 교육업체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수요를 반영한듯 원격근무 관련 대장주로 꼽히는 알서포트는 올 초까지 2600원대를 기록하던 주가가 한 때 6000원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또 은행 등 사람들이 몰릴 수 있는 곳에 대한 방문도 자제하게 되면서 비대면 계좌 개설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2배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촉이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하는 ‘디지털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도 이러한 빠른 디지털화에 웃음 지으며 분주한 모습이다. 향후 출시될 비대면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익숙해져 있어 거부감이 줄어 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금융권에 DID를 이용할 예정인 아이콘루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서비스 출시 이후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실용성 없던 지역화폐, 재난지원금으로 활성화
지역화폐는 한 때 애물단지로 불렸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인 등을 내걸었지만, 실제 이용은 미미했다. 지류형 지역화폐의 경우, 상품권 깡 등이 일어나도 알아차릴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이후 지역화폐가 카드에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됐으나, 여전히 이용률은 저조했다. 사용처의 한계가 있고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지자체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 등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재난기본소득을 경기도민 전체에 10만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18개 시·군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함께 자체 지원금도 지급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조건을 가리지 않고 지급하다보니 ‘공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에는 신청자가 몰려 사이트 대기 시간만 30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수원시에서 기본재난소득을 신청한 한 회사원은 “경기도와 수원시를 합쳐 인당 20만원씩 지급되니 무조건 신청해야 한다”면서 “가족 모두 신청할 경우, 100만원이 지급되니 액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한다. 사용 기한도 정해져 있으며,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제한돼 있다. 지역화폐 가맹점은 연 소득 10억 이하의 업소로 백화점, 대형마트, 대형 슈퍼마켓, 유흥업소 등은 제외됐다. 그동안 이용률 저조로 골머리를 썩히던 지역화폐가 자연스럽게 활성화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일부 지자체의 지역화폐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돼 블록체인이 적용되지 않은 지역화폐와 성과를 비교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의 경우,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투명한 관리가 가능해 건전한 지역화폐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남시와 시흥시는 한국조폐공사를 통해, 김포시는 KT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를 선보였으나, 지역화폐 사용률이 전체적으로 저조해 비교할 수 있는 유의미한 분석 데이터를 내놓기 힘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통해 사용률이 높아져 블록체인을 통한 지역화폐와 일반 지역화폐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지역화폐의 유용성이 입증된다면 블록체인의 급속한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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