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4대 거래소의 지난해 암호화폐 보유량과 평가 금액이 2018년과 비교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일하게 코인원만 암호화폐 보유 금액이 늘었는데, 지난해에 비해 자금 사정이 원활해지고 상장 등으로 보유 암호화폐가 증가한 탓으로 나타났다.
이달 국내 4대 거래소의 재무제표가 모두 공개됐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보유 중인 암호화폐 내역도 공개됐다.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의 거래소가 암호화폐 보유 수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다.
가장 적은 종류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거래소는 업비트다. 업비트는 총 444만 8000개 가량의 암호화폐를 보유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USDT(테더)였다. 444만 8000개 중 비트코인(BTC, 195개)와 이더리움(ETH, 616개)의 물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테더(USDT)를 보유했다. 시가로는 총 66억원 상당이다.
업비트는 2018년에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세 가지의 암호화폐만을 보유했다. 당시에는 4632개의 비트코인과 2003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했으며, 테더는 422만개를 보유했었다. 2018년 업비트의 총 보유 암호화폐 평가금액은 323억원이었다.
업비트는 지난해 대량의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으로 변환하는데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 34만 2000개의 이더리움을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두나무는 해킹분을 당사의 자산으로 채웠다고 발표했다. 실제 두나무는 이번 공시에서 “이번 실사 내역에 지난해 12월 발생한 암호화폐 도난 및 분실 수량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업비트가 당기 암호화폐를 처분해 얻은 이익은 266억원 이었으며 손해액은 약 64억원 이었다.
코인원은 암호화폐 보유 종류가 상장 코인 전체로 일부 늘었다. 2018년 20종의 암호화폐를 보유했었으나, 지난해에는 주요 암호화폐 3종을 포함해 상장된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일부 보유 중이다. 다만 세부 보유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8년에 비해 암호화폐 평가 금액도 크게 늘었다. 당시 7800만원 상당에 그친 암호화폐 평가금액이 당기에는 13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추가 보유하고 상장 등으로 보유 암호화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코인원은 2018년 보유량이 없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당기 각각 99개, 861개 추가됐다. 또한 2018년 보유하지 않았던 코스모스(ATOM) 3만 2435개를 추가로 보유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작년에는 운영비 명목으로 일부 암호화폐를 처분했으나 올해는 자금사정이 나아져 처분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상장 등을 통해 보유 암호화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당기 코인원은 암호화폐 처분으로 약 5억 8900만원의 이익을 얻었으며, 처분으로는 3억 3340만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
2018년 총 약 26억 5000만개의 암호화폐를 보유하며, 거래소 중 가장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했던 빗썸은 지난해 약 7억 1000만개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유수량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거래소 중에는 가장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었다.
빗썸은 2018년 기타 암호화폐로만 약 22억개(66억원 상당)를 보유했었다. 올해는 보유한 기타 암호화폐 수가 약 5억 5654만개로 줄어들었고 그 가치 또한 30억원 상당으로 줄었다. 이더리움의 보유 수량도 4만 3846개에서 1만 4216개로 줄었으며, 2천 300만개 가량을 보유 중이던 리플(XRP)은 211만개 가량으로 줄었다. 반면 비트코인 보유량은 18년 514개에서 지난해 856개로 늘었다. 빗썸이 당기 보유한 총 암호화폐 가치는 174억원에 달한다. 전기와 비교해 약 19억개의 암호화폐가 처분됐으며, 총 가치는 310억원 가량 감소했다. 빗썸이 당기 발표한 암호화폐 처분이익은 96억원이며 처분손실액은 144억원 이었다. 거래소 중에는 유일하게 처분 손실액이 더 컸다.
암호화폐 보유 종류는 늘었으나, 수량은 감소한 거래소도 있다. 지난해 코빗은 약 1270만개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화로는 약 38억원 상당이다. 2018년 1600만개를 보유했던 것과 비교해 보유 수량이 약 20% 줄었으며, 총 가치는 약 52억원이 줄었다. 반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 종류는 23개에서 30개로 늘었다. 이는 다양한 암호화폐를 상장하면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기 코빗은 암호화폐 처분으로 12억원 상당의 이익과 1억 43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한편, 공시 시점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 공시를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기 426만 5000원에 평가됐으나, 당기에는 834만 3000원을 기록했다. 전기와 비교해 약 96% 상승한 것으로 타 암호화폐에 비해 앞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반면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기 리플의 가격은 401원이었으나 당기에는 222원으로 하락했다. 비트코인 골드(BTG)는 1만 4300원에서 6285원이 됐으며, 제트캐시(ZEC) 또한 6만 5300원에서 3만 2550원이 됐다. 이더리움 또한 15만 4200원에서 15만 17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그나마 선방한 암호화폐는 라이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이오스 등이다. 라이트코인은 3만 4830원에서 4만 8960원으로 상승했으며, 비트코인 캐시도 17만 6800원에서 24만 3700원으로 상승했다. 이오스 또한 2939원에서 3018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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