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기업정보 조회 시스템 다트에 4개 거래소의 공시정보가 모두 등록됐다. 블록미디어는 올해 공시 자료 분석을 통해 국내 4대 거래소의 지배구조를 분석해봤다.
지난 6일 빗썸코리아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주주는 ‘▲빗썸홀딩스 ▲비덴트 ▲옴니텔 ▲기타’로 이어졌다.
빗썸코리아의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곳은 단연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의 지분 74.10%를 보유했으며 비덴트가 10.29%, 옴니텔이 8.23%, 기타 보유분이 7.38%로 뒤를 이었다.
겉으로는 최대 주주인 빗썸홀딩스(대표 박병주)가 빗썸코리아의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배 구조의 가지를 살펴보는 상황은 달라진다. 빗썸홀딩스의 지배구조는 비덴트, BTHMB홀딩스, DAA, 기타 지분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빗썸홀딩스는 싱가포르 법인인 BTHMB홀딩스가 1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BTHMB홀딩스의 주요 경영진에는 황성환 베잔트 부사장이 속해 있는데 BTHMB홀딩스가 BXA토큰을 발행할 당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DAA라는 회사가 빗썸홀딩스 지분 30%를 가지고 있다. DAA의 대표는 전 빗썸홀딩스의 대표이자 이사인 이상준씨다. 김재욱 대표가 이끄는 비덴트는 34.2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기타 소유를 알 수 없는 지분은 25.06%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올해 공시를 통해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빗썸홀딩스를 관계기업투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비덴트는 지난해 BTHMB홀딩스가 인수하기로 했던 빗썸홀딩스의 지분 2324주(약 1150억원 상당)를 양수했다. 이에 따라 비덴트가 보유 중이던 빗썸홀딩스의 지분(9.5%)이 34.24%로 크게 늘었다.
표면상으로 빗썸 지배에 가장 앞서 보이는 것은 ▲비트갤럭시아→버킷스튜디오→비티원→비덴트 ▲비덴트→버킷스튜디오 ▲비트갤럭시아→비덴트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중심에 있는 김재욱씨다. 김 대표는 이 순환출자구조 가운데 가장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비덴트는 HD디지털 방송용 디스플레이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사업으로 하는 기업으로, 김재욱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덴트의 뒤에는 비티원이라는 신발 도매업체가 있다. 비티원은 비덴트의 주식 18.00%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공시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관련 정보서비스업, 전자상거래에 의한 금융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4차 산업혁명과 정보통신기술에 대비한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비티원의 대표는 비덴트와 같은 김재욱씨이다. 김재욱 대표는 비티원의 주식 22.52%를 보유한 최대주주 버킷스튜디오의 사내이사인 동시에 버킷스튜디오의 최대주주인 비트갤럭시아 투자조합의 주식 41.0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김재욱 대표의 라이벌은 이정훈 빗썸홀딩스 고문이다. 이정훈 빗썸홀딩스 고문은 비덴트가 이정훈씨를 상대로 “803억 상당의 세금이 부과되는 사실을 빗썸홀딩스가 감추고 주식을 샀고 이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주식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매매대금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빗썸의 실제 소유주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덴트는 이후 “이정훈씨와 원만한 합의를 했다”면서 소송을 취하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정훈 고문은 비덴트에 최대 125억원을 보상하기로 했다. 빗썸이 국세청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으로 세금 감면이 확정될 경우, 양측이 설정한 셈법에 따라 이 고문이 보상하게 될 금액도 감소한다.
비덴트가 빗썸홀딩스에 대한 지분 34.2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섰지만 실제 최대주주는 따로 있다. 빗썸홀딩스는 비덴트 이 외에도 DAA(30.00%), BTHMB홀딩스(10.7%)를 주요 주주로 뒀는데, DAA는 BTHMB홀딩스가 51.83%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실질적으로 BTHMB홀딩스가 빗썸홀딩스의 주식 약 40.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비덴트의 지분보다 약 6.46%p 더 많다.
BTHMB홀딩스의 뒤에는 SG 브레인 테크놀로지 컨설팅(전 BK SG)이 있다. SG 브레인 테크놀로지는 이정훈 고문과 김병건 대표가 각각 49.997%, 49.991%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결국 빗썸홀딩스의 지분 40.7%의 배후에는 김병건 대표와 이정훈 고문이 있게 된다.
복잡한 빗썸의 지분구조 속에서 비티원이 빗썸홀딩스를 지배하기 위한 핵심 키(Key)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욱 대표가 최대주주인 비티원이지만 모든 의결권이 김 대표에게 있지는 않다. 빗썸홀딩스가 비티원에 대한 지분 21.9%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최대주주인 비트갤럭시아(22.52%)와 비슷한 수치다. 여기에 옴니텔도 6.0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복잡한 구조 속에서 비티원의 이사회가 어떤 진영 인사로 구성되는지에 따라 비덴트가 가진 빗썸홀딩스 영향력의 방향이 결정돼 빗썸코리아의 실질적 주인이 가려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상우 옴니텔 대표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옴니텔은 빗썸코리아의 지분 8.23%를 포함해 비티원의 지분 6.08%를 쥐고 있다. 전체적인 지분은 김재욱 대표와 이정훈 고문에 비해 적지만, 지배 구조를 뒤엎을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빗썸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티원 경영권을 놓고 이정훈 빗썸홀딩스 고문과 김재욱 비덴트 대표는 서로 소송 중이다. 지난달 빗썸홀딩스는 비티원에게 ‘대표이사 비위행위보고의 건 및 대표이사에 대한 이사 해임의 건’을 이사화 안건으로 상정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23일 기각됐다. 버킷스튜디오(김재욱) 또한 빗썸홀딩스와 비티원에게 “버킷스튜디오에게 의결권을 위임하고 그 이외에는 의결권을 행사하자 말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27일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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