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업계에선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비트코인 가격간 상관관계가 크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버클리대학의 혁신 및 기업가 정신 책임자 리차드 리욘스와 와윅 비즈니스 스쿨의 가네시 비스와나스-나트라이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가격을 움직이는 운전자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투자자들이 시장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가격 상승 또는 하락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트레이딩 데이터 분석 결과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 위험에 직면했을 때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다른 암호화폐 가격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상당한 논란 거리가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텍사스대학(오스틴 소재) 존 그리핀스 교수와 오하이오 주립대 아민 샴스 교수는 지난 2018년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시장 하락 뒤 발행돼 비트코인 가격의 큰 폭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들은 또 2017년 스테이블코인 공급과 그 뒤에 나타난 가격 인플레이션은 하나의 독립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핀스와 샴스의 연구 보고서가 공개되고 4개월 뒤 미국 법무부는 테더와 비트파이넥스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이용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리욘스와 비스와나스-나트라이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스템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2018년 발표된 그리핀스와 샴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들은 “대신 우리가 수집한 증거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고정 가격으로부터 2차 시장 가격의 일탈에 내생적으로 대응하며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경제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한다는 대안성 견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코인메트릭스에 의하면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총 공급은 9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던 2017년 4분기의 약 12억5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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