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온라인 상에서 ‘중고 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중고 거래로 제품을 구매했더니 가짜 상품이 배달되거나 돈만 받고 물건이 배송되지 않는 것이다. 판매자와는 이미 연락이 두절됐고 환불 받을 곳도 없다.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중고 거래는 없을까? 블록미디어는 중고 명품 가방 거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해시브랜드의 황병대 대표를 만나봤다.
–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해시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8년차 개발자 황병대라고 한다. 원래는 해킹·보안 쪽으로 IT업계에 입문을 해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성장해왔다. 현재는 해시브랜드에서 블록체인으로 정품인증을 하는 솔루션과 리셀그라운드라는 가방 거래소를 만들고 있다.”
– 정품인증이라면, 진품인지 가품인지를 구별하는 것을 말하나?
“맞다. 현재는 정품인증이 제품에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이거나 QR 코드를 붙이는 방식이다. 이를 카메라로 인식시키면 서버에서 정품인지 아닌지 판별해준다. 우리는 그 데이터를 단일화된 서버가 아니라 블록체인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 해시브랜드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해시브랜드는 하나의 솔루션과 하나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의 솔루션은 사명과 같은 ‘해시브랜드’라는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정품인증이다. 이 시스템 안에 가치 있는 물건의 정품여부, 소유권 여부를 저장한다. 쉽게 말하자면 특정 물건에다가 공인인증서나 신분증과 같은 신분증을 발급하고, 이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인증처럼 쉽게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리셀그라운드는 간단히 말하면 ‘가방 거래소’지만, 기존에 있던 인터페이스를 탈피해서 기존보다 쉽게 자산 거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치 있는 상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런 상품들을 중고나라나 오프라인 중고 플랫폼에서 거래하기는 굉장히 힘들었다. 손, 발품을 파는데 시간이 굉장히 들어가는데, 이를 간편하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즉 특정 브랜드 가방의 상세 페이지를 만들고 새 상품에서 중고 상품까지 구매, 판매가 한 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또 중고 가방, 수입 가방 등 가격 등도 모두 다르다. 리셀그라운드는 해당 가격 등의 리스팅을 도와주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거래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신뢰’다. 정품인지 아닌지가 매우 중요하다. 구매자가 원할 경우 판매자에게 회사가 물건을 받고 전문가에게 진품 의뢰를 맡겨 검수한 후, 구매자에게 물건을 넘기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해시브랜드 솔루션이 사용된다. 정품 검수를 하고 이것이 확인 되면, 소유주가 누구인지 블록체인에 저장을 한다. 이를 쉽게 열람할 수 있게 가방과 같이 전달하는 방식이다.”
– 새 상품을 구매하려면 브랜드와의 협업이 필요하진 않은가?
“명품은 구매대행이나 병행수입 등의 방법이 많이 있다. 브랜드마다 이런 유통 파트너십을 열어주는 곳이 있고 열어주지 않는 곳이 있다. 일단은 소규모 스타트업이다보니, 이런 유통 라인들을 구축하고 있는 파트너들을 보유하고 있고 계속해서 모집하고 있다.”
– 리셀그라운드에 블록체인이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사회의 ‘신뢰’를 인질로 삼아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이것이 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만약 리셀그라운드에서 구매를 하고 블록체인에서 열람할 수 있는 인증 칩이 있고 가방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가방을 재판매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히 정품 인증이 가능하고 구매자도 빠르고 쉽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신뢰가 간편하고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신뢰 비용을 바꿔준다. 신뢰가 검증된 제품에 대해서는 리셀그라운드 거래소에서 가래할 때는 수수료가 거의 없다.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는 점은 신뢰 비용을 최소화시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리셀그라운드에 블록체인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 블록체인계의 중고나라가 되는 것인가?
“경쟁이라기 보다는 다른 범위 같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고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이다. 피터 트리가 쓴 책에 보면 ‘기존에 있는 기술/논리를 가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고 하면, 못해도 기존 성과치의 10배는 넘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냥 중고 거래 서비스를 만든다고 하면 우리는 경쟁이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거래를 간편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성공사례, 시스템에 대한 테크닉 등을 연구하면서 가고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계의 중고나라’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짧게 이야기 하면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히스토리를 이야기 하자면, 예전에 레스토랑 추천 서비스를 개발한 적이 있다. 포털데이터, 트렌드 빅데이터 등을 가지고 유럽/미국을 타깃으로 분석을 진행했는데, 이런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하필 당시 사회적 이슈가 드루킹, 음원 차트조작 등이었다. 내가 보고 있는 데이터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빅데이터가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때문이다. 빅데이터가 얼마나 정제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냐에 따라 인공지능의 성과도 결정된다. 그런데 빅데이터들을 보면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시스템이 보였다. 결국, 데이터 신뢰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할 수 있다.”
–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여러가지 도전이 많이 결합돼서 하나의 표준이 만들어질 것 같다. 인터넷 버블과 블록체인을 많이 비교한다. 인터넷은 여러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거품이 사라졌지만, 인터넷 프로토콜에 대한 발전이 꺼진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케이스들이 부딛히고 발전하면서 효율적인 것들이 표준으로 잡히고 현재도 그 기술을 쓰고 있다. 블록체인도 향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사업을 하면서 목표가 있다면?
“바로 드는 생각은 ‘성공’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처음엔 데이터의 신뢰를 고민하고 시작했다. 당시 기획했던 것이 블록체인 클라우드 시스템이었다. 세계 대부분의 시스템이 클라우드로 구성돼 있고 클라우드가 대부분의 데이터를 담고 있어서 분산화 클라우드를 만들자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타깃을 해외로 정하고 유명 투자자와 이야기도 실제 오갔다. 결국 잘 안됐다. 그 사이 사업이 커져있었는데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책에서 한 문구를 보았다.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는 도전 정신이 무너졌을 때 쯤에는 생각해야 하는 문구가 ‘성공할 때까지 실패한다’는 사실을 깨달아라. 결과는 정해져 있고, 그것을 믿느냐 안 믿느냐에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 따라 너의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이 문구가 매우 가슴 깊이 와닿았다. 그래서 뭔가를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성공’이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한다면 해시브랜드 솔루션과 리셀그라운드 서비스의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큰 그림과 욕심은 기업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좋은 설계,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니까 어떻게 해야겠다를 믿고 있는 마음인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딛히는 문제들이 많다. 그래서 바람 정도가 있다면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과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미션과 비전에 공감해 줄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나는 것, 또 이를 사회에 건강하게 녹일 수 있는 기관 파트너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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