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15일(현지시간) 변동성 컸던 한 주를 약세 분위기 속에 마무리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반감기(11일 실행)는 시장이 기대했던 것 만큼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반감기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단기적으로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주중 1만달러 돌파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날은 9200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뒤 반등했다. 그러나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후퇴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오후 3시 50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2.97% 내린 9360.71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 1개월 차트
비트코인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 조만간 1만달러를 돌파해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반감기를 계기로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은 한층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잔고가 계속 감소하는 것은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시사하는 것으로 강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단기 조정 내지 당분간 범위 내 움직임을 예상하는 견해 또한 적지 않다.
암호화폐 평가기관 와이스 크립토 레이팅스의 후안 빌리베르데는 이번 주 포트폴리오 분석 보고서에서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나 비트코인이 80일 사이클 모델에서 현재 하향 국면에 진입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강세장에서 조정은 약 20일 지속된다며 만일 5월 10일이 80일 사이클의 고점이었다면 5월 말까지 조정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크립토는 비트코인이 최근 여러 차례 1만달러 돌파에 실패하면서 황소(강세론자)들에 피로감이 찾아와 비트코인이 중기적으로 타이트한 범위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비트코인이 9500달러대에서 계속 머물면 이전 지지선 8800달러까지 후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이날 9200달러 부근까지 하락했다 회복됐지만 매수 물량이 적기 때문에 가격 반등의 신뢰도가 낮고 반등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비트코인이 24시간 이내 9200달러를 재시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레벨이 무너질 경우 8980달러를 다음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조시 레이저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15일 9550달러 아래서 마감되면 비트코인이 이미 단기 고점을 찍었음을 시사하면서 9000달러대 하반을 향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아유시 진달은 비트코인 시간차트에 9210달러 부근을 지지선으로 하는 중요한 강세 추세선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강세 추세선 아래로 하락하면 100시간 단순 이동평균과 가까운 9070달러 지지대를 향해 추가 후퇴할 수 있지만 앞으로 며칠 내 현재의 하향 조정이 완료되고 반등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위해서는 증시와 미국의 통화·재정 부양책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비트코인과 미국 증시의 상관관계는 크게 약화됐지만 증시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전통자산 부문의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이익이 발생한 암호화폐를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통화·재정 부양책 확대는 비트코인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통화정책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국 민주당은 3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경기 부양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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